진로 소주는 1924년 평남 용강군 진지면 진천양조상회에서 처음으로 생산됐다. 생산지인 진지의 '진(眞)'과 증류할 때 술방울이 맺히는 모양인 '이슬 로(露)'를 합해 만든 이름이 진로다.

두꺼비 상표로 유명해진 건 30여년이 흐른 1954년.서울 신길동에서 발족한 서광주조가 두꺼비 상표를 붙여 진로 소주를 생산 ·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진로는 서북지방에서 복을 상징하는 동물인 원숭이를 상표로 사용했었다. 6 · 25전쟁 중에는 '금련'과 '낙동강'이란 이름으로 생산되기도 했다.

진로는 1950년대 말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광고 · 판촉활동을 강화하며 소주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1959년 국내 최초로 광고음악을 만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로 시작하는 이 노래가 라디오와 TV를 통해 전국에 퍼져나가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1998년 진로는 '소주 알코올도수=25도'라는 상식을 깨고 23도로 낮춘 '참이슬'을 내놨다. 출시 후 100일도 안 돼 100만상자가 판매되는 등 소비자들은 '깨끗하고 부드러운 소주'에 열광했다.

이때부터 소주시장에서는 알코올도수를 낮추는 경쟁이 시작됐다. 처음 판매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 말까지 팔린 참이슬은 173억병에 이른다.

진로는 국내 1위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196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독일(1973),미국(1975),일본(1977)에 진출하는 등 지금은 전 세계 60여개국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진로가 해외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5340만달러(565억원)에 이른다. 1988년 일본 현지법인인 '진로재팬'을 세운 진로는 이미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소주와 함께 막걸리로 일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선보인 '진로막걸리'는 첫해 판매목표였던 10만상자를 훨씬 넘어서며 70만상자가 팔렸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