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에 직면한 일본 주류업체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맥주업체 기린홀딩스는 브라질 2위 주류업체인 스킨칼리올그룹의 주식 50.45%를 사들이기로 했다. 인수 가격은 2000억엔(2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린은 스킨칼리올을 기반으로 남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과 오세아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기린은 앞서 중국 최대 맥주업체인 화룬그룹과도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맥주 소비량은 2009년 말 기준 421억ℓ로 세계 2위인 미국의 1.7배에 달한다. 이는 63빌딩 1000채를 맥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현재 기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8%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기린은 외국 기업과의 인수 · 합병(M&A) 등을 통해 7위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이다.

아사히홀딩스도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2위 청량음료 업체인 베르마니스를 160억엔에 사들였고 호주 3위 음료업체인 P&N의 음료 사업 부문도 170억엔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사히는 내년까지 외국 기업 M&A에 최대 40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 주류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경기침체로 국내 매출이 감소하자 새로운 매출처를 찾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올해 상반기 주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2억32만상자에 머물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