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는 현재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미국의 부채 한도 조정 협상 타결은 불안정성 해소보다는 미국 경제가 꽤 오랫동안 저성장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경기 침체에 내성이 생기는 4분기에나 상승 모멘텀을 찾을 것"이라며 "이달 중 코스피지수 2000선이 위협받을 수 있고,고용 불안 등 미국의 추가 악재가 불거지면 195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부동산 경기와 고용 불안 등의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에 가장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상반기 좋지 않은 경제지표들은 정부 정책을 통해 일부 해결되거나 희석됐으며 부채협상 타결로 시간은 벌었지만 더 이상 재정정책을 쓸 수 없어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제3차 양적완화 등 금융정책을 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양적완화는 경기 부양효과가 미미한 것이 입증됐고,3차 양적완화를 시행하면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신용위기를 겪고 있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국채 만기가 8,9월에 집중된 점과 심상치 않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상황도 언제든지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나 돼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의 터닝포인트도 이때쯤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주식을 매수할 타이밍은 아니라고 본다"며 "화학 등 기존 주도주들도 기회가 있을 때 비중을 조금씩 줄여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다만 "대외 변수의 불안정성이 해소되고 일부 글로벌 경제지표의 호전 징후가 나타나는 4분기에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 탈출을 시도하며 다시 한번 상승 시동을 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장기 소외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고 하반기 실적 전망이 좋은 은행 건설업종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