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脫조선'…중공업 간판 다시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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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만에 社名 변경 추진
개인에 넘어갔던 상호 사들여 풍력·플랜트로 사업 다각화 "덩치 맞게 위상 재정립"
그룹 전환·회장職 신설도 검토
개인에 넘어갔던 상호 사들여 풍력·플랜트로 사업 다각화 "덩치 맞게 위상 재정립"
그룹 전환·회장職 신설도 검토
대우조선해양이 대우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꾼다.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대우중공업이란 이름이 10여년 만에 다시 부활하는 셈이다. 대우조선은 사명 변경과 함께 그룹체제로 전환하고,회장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우중공업 간판 10년 만의 부활
대우조선은 올초부터 사명 변경 작업을 검토해왔으며,최근 회사 이름을 대우중공업으로 바꾸는 방안을 확정했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초 주총까지 더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대우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꾼다는 방침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개인에게 넘어갔던 대우중공업 상호 소유권을 지난 5월께 다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이 대우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꾸려는 것은 사업영역의 다각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조선과 해양부문뿐만 아니라 풍력,육상 플랜트 등 종합중공업 분야로 사업영역이 확대되면서 회사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대우조선은 2009년 미국의 풍력발전 기술 업체인 드윈드사를 인수하면서 풍력 발전설비 분야에 진출했으며,올 들어선 대경기계기술 인수를 검토하는 등 육상플랜트 사업 진출까지 준비 중이다.
옛 영광을 재현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우중공업은 2000년 대우그룹 해체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표 종합중공업 회사로 통했다. 하지만 대우그룹 해체로 인해 대우조선공업과 대우종합기계로 회사가 분리되면서 사세도 쪼그라들었다. 대우조선공업은 2002년 대우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바꿨으며,대우종합기계는 2001년 철도차량 부문이 분리돼 현대로템으로 변신하고 중장비 부문은 두산에 인수돼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가 됐다.
◆그룹체제 전환도 검토
대우조선은 대우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꾼 뒤 자회사들과 함께 그룹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덩치가 커진 대우조선과 자회사들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우조선은 2000년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된 이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을 거쳐 현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 · 해양 부문 글로벌 '빅3'로 성장했다. 연간 매출은 12조원대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를 포함한 관계사만도 30여개로 늘어났다.
그룹체제 전환과 동시에 회장직 신설도 논의되고 있다. 대우조선 CEO(최고경영자)에 집중된 업무부담을 완화시키고 자회사들에 대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남 사장이 선박 수주 협상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해외 출장으로 보내고 있어 대우조선과 자회사들의 경영현안을 모두 챙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남 사장은 "그룹체제 전환은 아직 초기 검토 단계이며 주총을 거쳐 확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전환과 회장직 신설을 위해서는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승인이 필요하다"면서 "남 사장이 취임한 이후 회사 규모와 위상을 많이 키웠지만 산은 입장에선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