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개도국 어린이 '미소' 찾아주는 치과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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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의료봉사' 출국 앞둔 정필훈 서울대 교수
"해외 의료봉사는 선진국과의 '칼싸움'입니다.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듯 의료봉사도 현지에서 다른 선진국 팀들과 경쟁하기 때문이죠.지금보다 더 품격 있는,고품질의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
한국얼굴기형환자후원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필훈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56 · 사진)는 방학 중인 요즘 학기 때보다 더 바쁘다. 후원회의 가장 큰 사업인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위한 막바지 준비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일명 '언청이 수술'로 불리는 얼굴기형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은 물론 각종 전문장비와 항공편 일정,현지 아이들에게 전달할 선물까지 일일이 챙긴다.
정 교수를 포함해 모두 12명의 자원봉사자가 참가하는 이번 해외활동은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 바기오 지역에서 펼쳐진다. 10년째 해오는 일이다. 후원회는 그동안 2002년 파키스탄 방문을 시작으로 케냐,에티오피아,네팔,베트남,라오스,키르기스스탄 등 모두 10개국에서 20회에 걸쳐 617명의 얼굴기형환자를 치료해 이들에게 '미소'를 찾아줬다. 국내 환자까지 포함하면 798명에 이른다. 한동안 LG전자,포스코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기도 했으나 최근엔 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얼굴기형환자의 수술은 비교적 오래된 편입니다.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지원도 있어 서울대 치대 은사인 남일우 교수님이 전국으로 돌며 환자를 수술했는데,나를 예쁘게 봤는지 학부생인데도 데리고 다니셨어요. "
정 교수가 무료 수술을 통해 얼굴기형환자를 본격적으로 돌보게 된 것은 1998년 치과대에 직접 미술동아리를 만들면서부터다.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던 그림 그리기를 제자들과 함께 하면서 이 모임 활동이 자연스럽게 얼굴기형환자의 무료 수술로 연결됐다. 그는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종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2002년에 정보통신부 산하 사단법인 얼굴성형정보연구소 소속으로 얼굴기형환자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후원회 활동이 알려지면서 2007년에 '미소사랑후원회'가 동참했다. 미소사랑후원회는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와 한국여자프로골퍼협회,KBS탤런트극회가 국내 얼굴기형환자의 수술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 만든 봉사단체다.
그는 의료봉사는 고급 재능기부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등에서 국내 양질의 의료 자원봉사 인력과 파트너십을 구성해 해외로 함께 나가는 방안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
한국얼굴기형환자후원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필훈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56 · 사진)는 방학 중인 요즘 학기 때보다 더 바쁘다. 후원회의 가장 큰 사업인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위한 막바지 준비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일명 '언청이 수술'로 불리는 얼굴기형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은 물론 각종 전문장비와 항공편 일정,현지 아이들에게 전달할 선물까지 일일이 챙긴다.
정 교수를 포함해 모두 12명의 자원봉사자가 참가하는 이번 해외활동은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 바기오 지역에서 펼쳐진다. 10년째 해오는 일이다. 후원회는 그동안 2002년 파키스탄 방문을 시작으로 케냐,에티오피아,네팔,베트남,라오스,키르기스스탄 등 모두 10개국에서 20회에 걸쳐 617명의 얼굴기형환자를 치료해 이들에게 '미소'를 찾아줬다. 국내 환자까지 포함하면 798명에 이른다. 한동안 LG전자,포스코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기도 했으나 최근엔 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얼굴기형환자의 수술은 비교적 오래된 편입니다.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지원도 있어 서울대 치대 은사인 남일우 교수님이 전국으로 돌며 환자를 수술했는데,나를 예쁘게 봤는지 학부생인데도 데리고 다니셨어요. "
정 교수가 무료 수술을 통해 얼굴기형환자를 본격적으로 돌보게 된 것은 1998년 치과대에 직접 미술동아리를 만들면서부터다.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던 그림 그리기를 제자들과 함께 하면서 이 모임 활동이 자연스럽게 얼굴기형환자의 무료 수술로 연결됐다. 그는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종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2002년에 정보통신부 산하 사단법인 얼굴성형정보연구소 소속으로 얼굴기형환자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후원회 활동이 알려지면서 2007년에 '미소사랑후원회'가 동참했다. 미소사랑후원회는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와 한국여자프로골퍼협회,KBS탤런트극회가 국내 얼굴기형환자의 수술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 만든 봉사단체다.
그는 의료봉사는 고급 재능기부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등에서 국내 양질의 의료 자원봉사 인력과 파트너십을 구성해 해외로 함께 나가는 방안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