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원금보장형 ELS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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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조항 추가…'10조 시장' 두고 증권사와 경쟁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도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판매할 수 있게 된다. 원금보장형 ELS 시장을 놓고 증권사와 은행 간 격전이 불가피해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법예고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원금보장형 ELS를 파생결합증권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새로 추가했다. 증권의 종류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4조에서는 원금의 이자만으로 지수 등에 연계된 증권은 파생결합증권이 아닌 채무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은행은 ELS가 파생결합증권으로 구분되면서 발행이나 판매가 불가능했다. 은행은 예금 이자를 옵션 등에 투자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이자를 더해주는 주가지수연계예금(ELD)과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펀드로 바꾼 주가연계펀드(ELF)만 판매해 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에서는 채무증권과 파생결합증권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데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이나 원금보장형 ELS까지 파생결합증권으로 규정해 과도한 규제를 받아왔다"며 "이번 개정안에서 이러한 불합리함을 없앴다"고 말했다. 그는 "ELD와 원금보장형 ELS 간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은행의 원금보장형 ELS 발행을 허용해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사실상 발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은행이 원금보장형 ELS 시장에 직접 뛰어들 경우 증권사와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원금보장형 ELS 발행액은 3조9437억원으로 전체 ELS 발행액(19조6600억원)의 20%를 차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2조2781억원에 그쳤으나 작년 5조3741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최고치인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는 원금 비보장형이 ELS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증시변동성이 커질 경우 원금보장형의 인기가 높아지며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KB국민은행의 지점 수만 해도 1100개를 넘을 정도여서 은행들이 막강한 판매망을 기반으로 원금보장형 ELS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금보장형이라 해도 ELS는 파생상품 중 하나"라며 "전문 상담원이 아닌 은행 창구에서 판매할 경우 불완전 판매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원금보장형 ELS와 ELD 간 구조는 비슷하지만 운용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며 "이미 ELD를 발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원금보장형 ELS 발행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법예고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원금보장형 ELS를 파생결합증권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새로 추가했다. 증권의 종류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4조에서는 원금의 이자만으로 지수 등에 연계된 증권은 파생결합증권이 아닌 채무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은행은 ELS가 파생결합증권으로 구분되면서 발행이나 판매가 불가능했다. 은행은 예금 이자를 옵션 등에 투자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이자를 더해주는 주가지수연계예금(ELD)과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펀드로 바꾼 주가연계펀드(ELF)만 판매해 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에서는 채무증권과 파생결합증권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데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이나 원금보장형 ELS까지 파생결합증권으로 규정해 과도한 규제를 받아왔다"며 "이번 개정안에서 이러한 불합리함을 없앴다"고 말했다. 그는 "ELD와 원금보장형 ELS 간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은행의 원금보장형 ELS 발행을 허용해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사실상 발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은행이 원금보장형 ELS 시장에 직접 뛰어들 경우 증권사와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원금보장형 ELS 발행액은 3조9437억원으로 전체 ELS 발행액(19조6600억원)의 20%를 차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2조2781억원에 그쳤으나 작년 5조3741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최고치인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는 원금 비보장형이 ELS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증시변동성이 커질 경우 원금보장형의 인기가 높아지며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KB국민은행의 지점 수만 해도 1100개를 넘을 정도여서 은행들이 막강한 판매망을 기반으로 원금보장형 ELS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금보장형이라 해도 ELS는 파생상품 중 하나"라며 "전문 상담원이 아닌 은행 창구에서 판매할 경우 불완전 판매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원금보장형 ELS와 ELD 간 구조는 비슷하지만 운용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며 "이미 ELD를 발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원금보장형 ELS 발행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