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공포가 확산되면서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채권값은 강세(채권 금리 하락세)를 나타냈다.

3일 코스피지수는 2.59%(55.01포인트) 하락한 2066.26에 장을 마쳤다. 전날 51.04포인트(2.35%) 급락한 데 이어 이틀째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1.16% 떨어진 데 이어 1.14%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한국 증시처럼 낙폭을 더 확대하는 모습이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1.21% 하락한 데 이어 2.11% 떨어졌다. 전날 1.07% 내렸던 홍콩 항셍지수도 1.91%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증시 역시 전날 0.91% 빠진 데 이어 0.03%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날 뉴욕 증시가 경제 침체 우려로 2.19% 급락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2,000선이 붕괴되자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발표된 미국의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7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6월 개인소비 등 경제지표가 미국 경기의 하강 또는 침체 국면 진입 우려를 확대시켰다"며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더블딥 공포에 휩싸인 형국"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매물이 확대되면서 낙폭이 커졌다. 외국인은 이날 7815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많이 포진해 있는 전기전자 운송장비 화학 등 주요 업종에 집중적으로 매물을 쏟아냈다. 선물시장에서도 전날 9914억원에 이어 7248억원을 순매도하며 55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 출회를 유도했다.

삼성전자가 2.23%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4.46%) 기아차(-2.57%) LG화학(-4.56%) 현대중공업(-6.39%) 등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내 대형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채권값이 강세로 돌아섰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0.03%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0.05%포인트 떨어졌다. 국고채 10년물도 0.06%포인트 내렸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실물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번 주말 나올 미국의 7월 고용지표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포를 극복하고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