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RO 없애면 부정부패 만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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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IMK 누가 인수해도 결론은 마찬가지
삼성그룹이 내놓은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IMK) 매각작업이 잘 진척되지 않을 모양이다. 지분 30%를 인수하려면 적어도 3000억원은 들어간다지만 꼭 자금부담 때문만은 아니다. 핵심사업이 삼성의 통합구매 대행인 기업에서 삼성이 손을 떼게 되면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매각 발표 이후 IMK 주가가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추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구나 삼성으로서도 매각 이후에 별도의 구매 조직을 내부에 새로 창설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인수 참여를 제한하는 데 따라 외국 MRO 회사들이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한다는 이유로 MRO 회사를 매각하는 것인데 외국회사에 넘겨줘야 할 판이니 기가 찰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중소기업들이 중기중앙회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소위 MRO 비판론자들은 이렇게 하면 만사가 풀리는 것처럼 대찬성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당장 중기 납품업체들은 물량을 따내기 위해 중기중앙회에 긴 줄을 서야 한다. 만일 중기중앙회가 인수한 IMK가 투명하게 공개된 입찰 규칙을 적용한다면 애당초 삼성이 운영할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된다. 중기중앙회는 필연코 납품가격을 충분히(?) 보장해야 하는데 이 때부터는 부정부패의 일대 난장판이 막을 올리게 된다. 중소기업들은 공정한 가격경쟁이 아니라 지연 학연 등 각종 연줄을 타고 청탁과 로비, 압력을 동원해 납품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구청장 한 명만 바뀌어도 납품업체들이 줄줄이 교체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 한국의 정치판이다. 납품가격을 보장할수록 투쟁 강도는 당연히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선량한 중소기업들은 "어! 이게 아니네"라며 땅을 치며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당장 능력 있고 건전한 중기는 납품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뒷돈 싸들고 연줄 없이도 MRO의 인정만 받으면 삼성그룹 전체에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열렸었지만 이제는 연줄과 로비에 강한 자들에게 사업기회를 뺏길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삼성의 고민은 두 말할 것도 없다. 낮출 수 있는 가격을 깎지 못한다면 그룹의 거래비용이 커져 원가구조는 무너지고 경쟁력은 승수적으로 낮아진다. 지금 삼성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여론에 밀려 받아들여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해 있다. MRO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듯 대기업이 MRO에서 손 떼면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하나? 부정부패와 비효율과 정치논리가 파고든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인수 참여를 제한하는 데 따라 외국 MRO 회사들이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한다는 이유로 MRO 회사를 매각하는 것인데 외국회사에 넘겨줘야 할 판이니 기가 찰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중소기업들이 중기중앙회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소위 MRO 비판론자들은 이렇게 하면 만사가 풀리는 것처럼 대찬성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당장 중기 납품업체들은 물량을 따내기 위해 중기중앙회에 긴 줄을 서야 한다. 만일 중기중앙회가 인수한 IMK가 투명하게 공개된 입찰 규칙을 적용한다면 애당초 삼성이 운영할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된다. 중기중앙회는 필연코 납품가격을 충분히(?) 보장해야 하는데 이 때부터는 부정부패의 일대 난장판이 막을 올리게 된다. 중소기업들은 공정한 가격경쟁이 아니라 지연 학연 등 각종 연줄을 타고 청탁과 로비, 압력을 동원해 납품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구청장 한 명만 바뀌어도 납품업체들이 줄줄이 교체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 한국의 정치판이다. 납품가격을 보장할수록 투쟁 강도는 당연히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선량한 중소기업들은 "어! 이게 아니네"라며 땅을 치며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당장 능력 있고 건전한 중기는 납품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뒷돈 싸들고 연줄 없이도 MRO의 인정만 받으면 삼성그룹 전체에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열렸었지만 이제는 연줄과 로비에 강한 자들에게 사업기회를 뺏길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삼성의 고민은 두 말할 것도 없다. 낮출 수 있는 가격을 깎지 못한다면 그룹의 거래비용이 커져 원가구조는 무너지고 경쟁력은 승수적으로 낮아진다. 지금 삼성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여론에 밀려 받아들여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해 있다. MRO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듯 대기업이 MRO에서 손 떼면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하나? 부정부패와 비효율과 정치논리가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