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27개월 만에 증가…대전 28% 급증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지방 미분양 물량 감소 행진도 27개월 만에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뤘던 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좋은 입지에 상대적으로 싸게 분양되는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수요가 형성돼 미분양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 전국 미분양도 13개월 만에 증가세

국토해양부는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2667가구로 직전달에 비해 1.8%(1307가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발표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5월(11만460가구) 이후 13개월 만이다.

수도권 미분양은 2만725가구로 지난 5월에 비해 0.7%(192가구) 늘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은 1825가구로 2.2%(40가구), 경기도는 2만1579가구로 1.3%(276가구) 늘어났다. 반면 인천은 3821가구로 3.1%(124가구) 감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경기도에선 기존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지만 고양 식사동 위시티자이에서 잔금을 납부하지 않은 1005가구가 무더기로 계약을 취소해 전체 미분양 물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규분양 시장을 이끌어 온 지방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27개월 만에 늘어났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 4만5442가구로 5월에 비해 2.5%(1115가구) 늘었다. 대전은 1629가구로 전월보다 28.1%(357가구), 대구는 1만1577가구로 16.8%(1661가구) 각각 증가했다.

이어 경남이 3048가구로 152가구(5.2%), 부산은 2682가구로 11가구(0.4%), 제주가 146가구로 5가구(3.5%) 각각 증가했다. 이들 지역은 최근 신규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곳들이다. 반면 광주(655가구) 울산(5200가구) 강원(3214가구) 충북(1835가구) 충남(7229가구) 전북(687가구) 등은 줄었다.

◆ ‘악성 미분양’ 경기도가 주도

전국 미분양 주택 가운데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미분양의 경우 수도권 1만8362가구, 지방 2만6982가구 등 총 4만5604가구로 전월 대비 260가구 감소했다. 수도권에서 576가구가 늘었고, 지방에서는 836가구가 줄었다.

이들 중 대형 미분양 주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가 다 지어졌는데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은 3만9704가구로 전월(3만9018가구)에 비해 1.8%(686가구) 늘어났다. 준공 후 미분양은 경기도가 9024가구로 전월 대비 5.3%(1195가구)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대구 광주 울산 제주 등에서도 소폭 늘었다. 반면 서울 부산 대전 강원 경북 등 10개 시·도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공급 포화와 수요 감소로 최근 지속돼 온 신규분양 시장 호조세가꺾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지방 분양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앞다퉈 신규분양을 계속해 대기수요가 상당부분 소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하반기에도 지방 분양예정 물량이 많아 미분양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은 청약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