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에서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를 받는 기업들은 몇 개나 될까.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영예의 ‘트리플A 클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수년간 많은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가운데 미국에선 비금융권 4개 기업만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대상 기업은 △정보기술(IT)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 △미국 제약·소비재 기업 존슨앤드존슨 △매달 미국의 민간 고용지표를 발표하는 시장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등 4곳이다. 특히 존슨앤드존슨은 수익 대비 부채 비율이 92%에 달하는 데도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125년 역사에 타이레놀 리스테린 등 독보적인 스테디셀러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ADP의 수익 대비 부채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NYT는 1980년대 초반 60개 기업이 ‘트리플A 클럽’에 속했지만 2000년에는 4분의 1인 15개로 줄었다고 전했다. 신용등급이 높다는 것은 채권자가 해당 회사로부터 돈을 떼일 위험이 적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회사 인수합병 및 운영비용, 자국 경제 상황 등을 꼽았다. 우선 NYT는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빚을 지게되면서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기업인 UPS는 2007년 직원들의 연봉 및 복지혜택을 늘려주면서 연금 조건은 동결하는 장기 합의를 체결,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강등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가 계속됐을 땐 벅셔해서웨이와 제너럴일렉트릭스(GE), 화이자 등의 신용등급도 떨어졌다.

그러나 NYT는 회사의 등급이 높다는 것이 반드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이자로 지불해야하는 돈이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UPS의 신용등급이 내렸을 때 회사채 금리는 3달 뒤 0.4%포인트 상승해 연 5.32%까지 올랐지만 이후 다시 안정됐다는 것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