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유럽인들은 백조는 모두 흰색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1697년 호주에서 검은 백조(흑고니)가 발견되면서 이 확신은 완전히 뒤집혔다. 이후 블랙스완은 가능성이 희박해 예측하긴 어려우나 일단 발생하면 거대한 충격을 가져다주는 사건을 의미하게 됐다. 하지만 블랙스완은 이후에도 수없이 목격됐다. 타이타닉호의 침몰,9 · 11테러,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일본 동북부 대지진 등 블랙스완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다. "

《내일은 얼마나 멀리 있는가》는 이 같은 블랙스완의 원인으로 통화,에너지,지구 온난화를 지목하고 이 셋이 길항작용을 일으켜 인류가 맞이할 '내일'을 점점 어둡게 한다고 주장한다.

즉 넘쳐나는 화폐는 가격 거품을 일으켜 경제를 과열시키고,에너지 소모의 급증을 수반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책은 이 같은 인류 대재앙을 막기 위해선 '우리는 무지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자고 제안한다. "2006년 말 미국 남부의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때 우리는 지엽적인 문제로 판단했지만 우리가 틀렸다. 이듬해 미국은 특별 부동산담보 대출을 방출했고,금융회사들의 도산이 시작됐다. 당시 우리는 신용등급이 낮음에도 대출을 마구 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이유를 찾았지만 또 틀렸다.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금융시장의 유동성에 주목했고,그때서야 이것이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다시 2011년 우리 곁을 떠난 줄 알았던 금융위기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지금 이순간에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잘못 판단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중국인 학자다운 모습도 보인다.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경제,분배 불평등,국가 안보 등 4대 위협을 꼽으면서 미국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을 꼬집는다.

코펜하겐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온실가스를 언제까지 얼마를 줄이고 매년 1000억달러의 환경기금을 내놓기로 약속했으면서도 실천은커녕 국제사회에 "더 광범위한 협의의 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그 얄팍함을 비난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