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유득공이 친구 '명품 벼루' 들고 줄행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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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벗과의 대화 / 안대회 지음 / 민음사 / 252쪽 / 1만4000원
"도둑이 앞마당에 들어와 무명 열댓 근과 햇볕에 말리려고 걸어둔 빨래 여덟아홉 벌을 가져갔다. 그해 겨울,추위에 떠느라 죽을 뻔 했다. "
200여년 전 가난한 선비 남종현은 '도둑맞은 내력'이란 산문에서 도둑이 활개치는 서울의 실상을 이렇게 그렸다. 도둑을 의적으로 예찬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치졸한 좀도둑의 행각을 통해 쇠락한 선비의 모습과 도회지 빈촌을 묘사한 것이다.
《천년 벗과의 대화》는 고전문학계의 대표 학자인 저자가 그동안 읽은 옛 책들에서 시선을 끌고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명문가의 후예임에도 적극적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든 심대윤,벼루에 심취한 나머지 친구의 명품 벼루를 들고 무작정 내뺀 유득공 등의 삶을 들여다보면 옛 사람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에 무릎을 치기도 하고,체면을 벗어던진 인간적인 모습에 웃음짓게 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200여년 전 가난한 선비 남종현은 '도둑맞은 내력'이란 산문에서 도둑이 활개치는 서울의 실상을 이렇게 그렸다. 도둑을 의적으로 예찬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치졸한 좀도둑의 행각을 통해 쇠락한 선비의 모습과 도회지 빈촌을 묘사한 것이다.
《천년 벗과의 대화》는 고전문학계의 대표 학자인 저자가 그동안 읽은 옛 책들에서 시선을 끌고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명문가의 후예임에도 적극적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든 심대윤,벼루에 심취한 나머지 친구의 명품 벼루를 들고 무작정 내뺀 유득공 등의 삶을 들여다보면 옛 사람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에 무릎을 치기도 하고,체면을 벗어던진 인간적인 모습에 웃음짓게 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