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흘째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장중 2010선으로 밀려났다. 화학과 운수장비 등 기존 주도업종들이 급락하면서 사흘 연속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투매에 나서기 보다는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4일 오후 2시4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0.63포인트(2.45%) 내린 2015.63을 기록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경기 부양책 기대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강보합권에서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약세로 돌아선 지수는 낙폭을 키워 200일 이동평균선(2050)에 이어 2030선도 하회했다.

송이진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당초 시장에선 경기 회복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국 경기 회복 우려가 가중되면서 코스피지수의 반등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며 "지지부진한 장세에서도 그동안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이 버텨줬는데 자문형랩 등으로 자금 유입이 되지 않으면서 수급이 악화,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이틀간 미국 경기 우려가 코스피 지수 급락을 이끈 상황에서 만회를 위해선 경제지표, 실적 등 펀더멘털(내재가치) 요인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관망 기조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후 일차적으로 2000∼2010선 구간에서 코스피지수 하단이 지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점쳤다.

김정환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술적 분석의 보조지표인 MACD에 비춰 일차적인 지지선은 2010으로 추정되고, 중기적 관점에서 과매도권으로 진입했다"며 "당분간 조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형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주도주 중심으로 투매성 물량이 나오는 듯 하다"며 "200일 지지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그리스 재정위기 당시 저점이었던 2000∼2010 구간이 다음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투매에 나서기보다는 이후 발표되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실업률과 다음주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의 경제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국 정부의 동향과 정책 발표도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정부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고용지표가 부진해도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아직 가시적인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섣부르게 매수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월 말 안도랠리가 끝난 후 변동성 구간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 급락에 따라 2050선 아래는 매수 구간으로 판단되지만 경기와 실적 등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는 9월께까지는 변동성이 큰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