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주호영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장은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역 의원들에 대해선 경쟁력,인지도,지역구활동 및 의정활동 평가 등에서 기준을 마련해 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분들은 경선 자체에 나갈 수 없도록 하는 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인위적 물갈이는 바람직하지 않고 물리적 나이나 선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용태 한나라당 기획위원장도 이날 "한나라당이 내년 공천에서 감동을 주려면 한나라당 '꽃밭'에서 대대적으로 혁신적인 물갈이를 하고 정말로 좋은 사람을 모셔 인물로 승부해야 한다"며 "지역구 내에서 대통령이나 당 지지율보다 낮을경우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꽃밭'은 한나라당이 강세인 강남벨트(강남 · 서초 · 송파)와 영남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다음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천개혁방안을 건의해 공론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 지도부와 공천 실무자들도 '공천 물갈이'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공천 물갈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내년 대선을 위해서도 총선에서 자기희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연말연시가 되면 당 중진 가운데 불출마선언이 잇따를 것"이라고 '공천 물갈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현저히 낮은 후보는 교체지수에서 반영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준표 대표 등 최고위원들 역시 사석에서 원칙 있는 공천 물갈이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영남 중진 두 명이 조만간 불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물갈이 대상자로 지목되는 영남권 중진의원을 중심으로 한 반발기류도 커지고 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