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한·미 FTA 9월 처리 합의] 중국으로 갔던 거래처 돌어오고 유럽기업 먼저 "부품 공급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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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ㆍEU FTA 한 달…"효과 컸다"
부품·석유·고무 등 수혜 '두각'…선박 제외한 수출 15% 증가
부품·석유·고무 등 수혜 '두각'…선박 제외한 수출 15% 증가
구두용 원부자재 수입업체인 스페인의 호세 페란데스는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명품 구두업체에 한국산 폴리에스터 원단을 공급했었다. 하지만 2006년을 끝으로 한국 업체와의 거래를 끊고 중국으로 거래처를 옮겼다. 가격이 맞지 않아서다.
그랬던 페란데스사가 지난달 1일 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련 상품의 관세 8%가 사라지자 한국과 거래를 재개했다. 국내 업체 K사가 5만유로의 주문을 받았다. 박성기 KOTRA 마드리드센터장은 "페란데스사가 한국산 주문량을 연간 50만유로 규모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 · EU FTA가 발효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유럽 시장에서 한국산 부품,섬유,영상기기,고무제품 등이 중국산을 밀어내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U 기업들 "한국산 수입 늘리겠다"
4일 KOTRA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EU 수출액은 선박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통계 수치보다도 한국과 EU 간 관세 장벽이 철폐된 이후 실제 수출 현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점에 더 주목한다. 중국산을 밀어내는 사례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헝가리의 장갑 수입업체인 번즐사는 중국산 수입 물량을 전량 한국산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검토 중이다. 김용석 KOTRA 부다페스트센터장은 "우리 기업 A사와 최근 8만달러 규모의 샘플 오더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200만달러 규모의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만 일본산과 경쟁하고 있는 LED 조명도 4.7%의 관세 철폐로 수혜를 볼 전망이다. 독일의 J 커프사가 KOTRA를 통해 국내 업체를 소개받고 수입 상담을 진행 중이다.
◆신규 바이어 발굴
콧대 높던 유럽 기업의 문턱이 낮아진 것도 FTA 효과 중 하나다. 자동차 내장재 제작 회사인 B사는 4년 전부터 독일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였지만 접촉조차 못하기 일쑤였다. FTA는 이 같은 상황을 180도 바꿔놨다. B사 관계자는 "올 7월 이후 접촉한 10개사 중 9곳이 우리 제품 소개를 원했다"며 "향후 비즈니스 거래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5개사에만 방문 확답을 했고 나머지 4개사는 다음 기회에 만나자는 약속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은 평균 4.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수혜 품목 중 하나다. 덴마크의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인 SBS AS사는 연간 3000만달러 규모이던 한국산 부품 구매량을 40% 정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천 KOTRA 지역조사처장은 "EU가 아직 중국 일본 등 우리 경쟁국들과 FTA를 체결하기 전에 선점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초기에 적극적인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그랬던 페란데스사가 지난달 1일 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련 상품의 관세 8%가 사라지자 한국과 거래를 재개했다. 국내 업체 K사가 5만유로의 주문을 받았다. 박성기 KOTRA 마드리드센터장은 "페란데스사가 한국산 주문량을 연간 50만유로 규모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 · EU FTA가 발효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유럽 시장에서 한국산 부품,섬유,영상기기,고무제품 등이 중국산을 밀어내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U 기업들 "한국산 수입 늘리겠다"
4일 KOTRA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EU 수출액은 선박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통계 수치보다도 한국과 EU 간 관세 장벽이 철폐된 이후 실제 수출 현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점에 더 주목한다. 중국산을 밀어내는 사례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헝가리의 장갑 수입업체인 번즐사는 중국산 수입 물량을 전량 한국산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검토 중이다. 김용석 KOTRA 부다페스트센터장은 "우리 기업 A사와 최근 8만달러 규모의 샘플 오더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200만달러 규모의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만 일본산과 경쟁하고 있는 LED 조명도 4.7%의 관세 철폐로 수혜를 볼 전망이다. 독일의 J 커프사가 KOTRA를 통해 국내 업체를 소개받고 수입 상담을 진행 중이다.
◆신규 바이어 발굴
콧대 높던 유럽 기업의 문턱이 낮아진 것도 FTA 효과 중 하나다. 자동차 내장재 제작 회사인 B사는 4년 전부터 독일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였지만 접촉조차 못하기 일쑤였다. FTA는 이 같은 상황을 180도 바꿔놨다. B사 관계자는 "올 7월 이후 접촉한 10개사 중 9곳이 우리 제품 소개를 원했다"며 "향후 비즈니스 거래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5개사에만 방문 확답을 했고 나머지 4개사는 다음 기회에 만나자는 약속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은 평균 4.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수혜 품목 중 하나다. 덴마크의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인 SBS AS사는 연간 3000만달러 규모이던 한국산 부품 구매량을 40% 정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천 KOTRA 지역조사처장은 "EU가 아직 중국 일본 등 우리 경쟁국들과 FTA를 체결하기 전에 선점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초기에 적극적인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