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현대 아이 현대인베스트먼트 등 범(汎)현대가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주식형펀드 운용 자산과 수익률에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최하위로 뒤처졌다. 설립 3년도 안 된 현대자산운용에도 밀리는 실정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최대주주인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지난 2일 기준 주식형펀드 운용 규모(이하 설정액 기준)가 64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보다 240억원 증가했지만 범현대가 운용사 4개 중 가장 작은 규모다.

현대인베스트먼트의 주식형펀드 중 설정액이 10억원을 넘는 펀드는 '현대프레스티지롱텀'과 '현대HIT보험'뿐이다. 주식형뿐 아니라 채권형,머니마켓펀드(MMF),파생상품 등을 합친 전체 펀드 운용 규모도 1조1607억원으로 3위인 현대운용(1조6649억원)보다 적다. 현대해상이 보험자산을 밀어준 덕에 일임형 자산까지 더하면 5조6000억원으로 하이자산운용과 비슷한 실정이다.

반면 현대자산운용은 설립 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11월 현대그룹 계열 신생 운용사로 출범,1년여 만인 2009년 말 주식형펀드 규모는 469억원으로 현대인베스트먼트(367억원)를 제쳤다. 작년 말 1232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1100억원 이상 늘어나 2353억원 규모로 불었다.

범현대그룹 주식에 투자하는 '현대그룹플러스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덕분이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산업개발 자회사인 아이투신운용은 주식형펀드 규모가 정체된 상태다. 하이운용의 주식형펀드 규모는 1조6714억원이다. 4개 범현대가 운용사 중 주식형 규모가 제일 크지만 작년 말보다는 280억원 줄었다. 아이투신도 작년 말 1207억원에서 2일 1310억원으로 횡보하고 있다.

이런 주식형 자산 변화는 수익률 격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자산운용은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평균 15.42% 수익률을 올려 전체 45개 운용사 중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6.07%)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아이투신은 10.66%,하이운용은 8.53%로 중위권에 올라 있다.

반면 현대인베스트먼트는 연초 이후 3.41%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1년 수익률도 현대운용은 37.71%인 반면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18.51%로 19%포인트가량 뒤처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인베스트먼트는 공모 주식형펀드 규모가 200억원을 넘지 못해 펀드평가사의 수익률 평가 대상에도 들지 못한다"며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가 대상 운용사와 비교해 뒤에서 세 번째"라고 말했다.

현대인베스트는 최근 수익률 부진을 이유로 전임 최고운용책임자(CIO)를 경질하고 한종석 주식운용본부장을 새로 선임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