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의 도덕성 문제로 상장 심사에서 낙방했던 넥솔론이 대표이사를 바꾸는 '꼼수'를 써가며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4일 상장심사위원회를 열어 넥솔론의 상장 승인 결정을 내렸다. 넥솔론은 OCI 계열의 태양광용 잉곳 · 웨이퍼 업체로,이 회사의 대주주인 이우정 씨(사진)는 이수영 OCI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이씨는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가 상장 심사를 앞두고 사임했으며, 최고재무책임자(CFO)이던 김진 부사장으로 대표가 바뀌었다.

넥솔론은 앞서 지난 6월 상장 심사에서 이 전 사장이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실이 문제가 돼 재심의 결정을 받았다. 이 전 사장과 친형인 이우현 OCI 부사장은 2007년 OCI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10억여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가 인정돼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및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넥솔론은 두 형제가 같은 해 50억5000만원씩을 출자해 세운 회사로 지분율은 이 전 사장이 25.8%,이 부사장이 25.54%를 갖고 있다.

증시에서는 기업 공개와 동시에 현재 170억원 수준인 형제들의 지분가치가 3000억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자,이 전 사장이 상장을 위해 대표 이사직까지 버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회사 측이 이날 내놓은 공모예정가액은 주당 7600~9000원으로 두 형제의 지분 평가액은 2647억~3135억원이 될 전망이다.

상장 차익을 노리고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압박 요인이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과 IBK옥터스 사모펀드 등 FI들의 지분율은 33.5%에 이른다.

이날 상장 심사에 참석한 거래소 관계자는 "대표이사 해임은 거래소로서도 예상한 것 이상이었다"며 "상장 후에도 최소 2년간 대표를 맡지 않겠다는 내용을 유가증권신고서에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와 함께 대주주인 이 전 사장과 이 부사장의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을 3년으로 정했으며,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4명)를 사내이사(3명)보다 많이 두기로 했다. 사외이사진엔 일부 FI가 빠지고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유혁근 전 한국신용평가 대표 등이 포함됐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