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로 장 초반 4%대 폭락했던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다소 줄여 1950선의 지지력을 시험하고 있다.

5일 오후 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7.96포인트(3.37%) 떨어진 1950.51을 기록 중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주요지수가 더블딥 공포에 4∼5% 폭락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4%대 급락하며 장을 출발했다. 이후 지수는 한때 1920.67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이후 기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낙폭을 소폭 축소했다.

이달 들어 발표된 7월 미국 경기지표들이 부진하면서 미국 더블딥 우려가 불거졌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말미암아 유럽 재정위기 불안이 다시 커지면서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외국인이 나흘째 '팔자'에 나서 264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도 3720억원어치 주식을 내놓고 있다. 반면 기관은 587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차익거래는 1233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599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 전체 프로그램은 7224억원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전 업종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 화학, 기계, 증권 등이 4∼5%대 폭락하고 있다. 전기전자, 운수장비, 운수창고 업종 등도 3%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주가가 밀리고 있다.

반면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동원F&B를 비롯해 KT&G, 락앤락, CJ제일제당 등 일부 내수주들은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920선에서 낙폭을 만회하고 있는 흐름을 보인 데 비춰 단기 저점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1920선에서 낙폭을 추스르고 있기 때문에 펀더멘털(내재가치) 상으로는 바닥을 형성한 것 같다"며 "전날 미국 신규실업도 대체적으로 양호했음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폭락은 펀더멘털 요인보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 이슈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상 코스피지수는 고점 대비 10%가량 빠지면 바닥 확인한 후 'V자형' 반등을 보였다"며 "1950선 이하에선 주가수익비율(PER)이 8.8배로 역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최하단권에 속해 적극 매수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