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지난 3일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33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는 실패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만약 실패할 경우 그간 투자한 연구개발(R&D)비가 손실 처리돼 '어닝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가 존재하는 이유는 셀트리온이 연구개발비를 회계상 무형자산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이수앱지스 등 일부 바이오업체들은 일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반면 LG생명과학 등은 제약업종 특성상 프로젝트의 최종 판매승인시점까지는 기술적 실현가능성을 제시하기 용이하지 않다는 이유로 발생한 연구개발비를 전액 비용에 반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연구 지출액은 발생시점에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고 밝히고 있다.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그 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무형자산을 완성해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무형자산을 사용해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 △무형자산이 미래 경제적 효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증명 가능 △무형자산의 개발을 완료하고 그것을 판매하거나 사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재정적 자원 등의 입수 가능성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무형자산 관련 지출을 신뢰성 있게 측정 가능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비용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같이 다른 회계처리 기준이 각 기업의 실적분석을 저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금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각 기업의 회계처리 기준이 달라 영업이익 및 영업이익률에 대한 비교가 쉽지 않다"며 "무형자산으로 누적되고 있는 연구개발비는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해당 분기에 일시에 반영되기 때문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분기 기준 전 최대실적인 1분기 영업이익은 393억으로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무형자산은 1709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835억원에 비해 105% 늘었다. 1분기에 투입된 연구개발비는 291억원으로 이 중 255억원이 무형자산으로 처리됐다. 이를 비용으로 계산했을 경우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다른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제약 및 바이오업체들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문제는 영업이익에 있어 핵심"이라며 "일부 업체들의 40~60%에 달하는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은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 처리를 통해 달성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같은 상황을 개인투자자들이 알기는 어렵다"며 "보수적으로 비용처리를 하는 기업의 경우 할증을,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 누적으로 부담이 커진 기업은 할인해 거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과 달리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성공확률이 90% 이상인 점을 감안해 관련 비용을 무형자산처리하는 것이 맞다는 게 회계법인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