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레이더] 동판교 전셋값 6000만원 올라…매매는 '잠잠'
"수요가 많은 전용면적 85㎡ 전셋값은 3억6000만원 수준으로 올해 초보다 최고 6000만원가량 올랐습니다. "(문옥인 판교일등공인 소장)

주말을 하루 앞둔 5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판교역 일대 중개업소에는 고객들로 붐볐다. 다음달 신분당선 개통으로 서울 강남권이 15분대로 가까워짐에 따라 전셋집을 마련하겠다는 수요가 몰린 때문이다. 판교역 주변엔 '투자상담' 팻말을 내건 상가 분양사무실도 성업 중이었다.

올해 초 3억원가량이던 판교신도시 전용 85㎡ 전셋값은 방학수요와 다음달 신분당선 개통을 재료로 3억5000만~3억6000만원까지올랐다. 입주 2년을 맞아 재계약한 아파트도 많아 매물은 넉넉하지 않다. 연말 결혼을 앞두고 판교 전세시장을 찾은 직장인 박소영 씨(31)는 "지난 5월까지 3억2000만원이면 85㎡ 전세를 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3000만~4000만원을 더 줘도 원하는 단지와 층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판교역을 마주보고 있는 '푸르지오 그랑블'과 남쪽 5분 거리인 백현동 '휴먼시아 5 · 6 · 7 · 8'단지,대각선 북쪽 상평동 '휴먼시아 7 · 8 · 9'단지는 전세가격이 더 높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푸르지오 그랑블은 전용 97~98㎡가 3억7000만~4억원으로 3.3㎡당 1000만원이 넘는다. 매매가는 10억5000만~11억원 선이다. 분양가보다 5억원 이상 비싸다. 박순미 좋은집공인 사장은 "도보로 2분이면 판교역에 갈 수 있고 단지시설도 잘 갖춰져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매매시장은 잠잠한 편이었다. 전용 115㎡ 이상 중대형은 매물은 있지만 매수 주문은 거의 없었다. 3년 미만 보유했다 팔면 매매차익의 4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하는 탓이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충족되는 내년부터 매물이 늘면서 거래도 늘어날 전망이다. 안철수연구소,넥슨,미래에셋 등이 입주하는 판교테크노밸리가 제자리를 잡으면 배후수요 증가로 가격도 오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소장은 "판교의 장점인 교통과 쾌적한 주거환경에 테크노밸리 등 첨단 단지가 배후에 들어서면 판교 주택시장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교역 인근인 동판교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낮았던 서판교 지역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교통이나 상업시설 측면에서는 동판교보다 입지여건이 떨어지지만 녹지가 많고 중대형 평형이 많다는 점이 부각돼서다. 서판교 배후 지역에 자리잡은 고급 주택과 타운하우스가 집값을 올리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설명이다.

판교=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