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실패'가 세계경제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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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 자살·자기 학대·파괴의 악순환
대중민주주의 타락이 경제위기의 뿌리
남해 거품사건, 서브프라임 모두 정부의 실패
사회적 뇌물 정책이 경제정책으로 둔갑
대중민주주의 타락이 경제위기의 뿌리
남해 거품사건, 서브프라임 모두 정부의 실패
사회적 뇌물 정책이 경제정책으로 둔갑
정부의 실패, 국가의 실패가 분명해지고 있다.
소위 시장의 실패를 떠들어 왔던 자들은 이제 침묵할 때다.
캠퍼 주사제에 불과한 국가부채의 약발이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일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각국 정부 앞에는 국가부채라는 오래된 이름의 거대한 시한폭탄과 화폐가치의 타락,그리고 공포심만 남게 됐다.
미국은 재정적 자살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자기 학대와 파괴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쓰고 있다.
미국 국가 시스템에는 깊은 상흔(傷痕)이 패었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19세기 세계 경제를 주물렀던 영국도 그랬다.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되면서 반전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 주가는 1주일 만에 7%가 되레 빠져나갔다.
한국 주가도 1주일 사이에 228포인트 급락했다. 환율과 국채 가격도 전례없이 요동을 친다. 달러가치는 추락하고 엔화나 스위스프랑화는 수직으로 치솟는다.
중앙은행들은 돈도 풀어야 하고 화폐가치도 지켜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미국의 제조업 지수와 소비지출 증가율, 다시 말해 단기적인 경기문제가 시장의 실망을 증폭시킨 측면도 크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국가에 대한 신뢰 위기에 봉착한 것이 지금 위기의 본질이다.
미국 기업들의 70% 이상은 2분기 수익이 당초 예상치를 넘었다. 시장 아닌 국가 재정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세계 민간 금융업체가 지난 1년 동안 부채를 2조달러 줄인 반면 각국 정부는 거꾸로 4조달러나 늘렸다고 지적한다.
국가는 무분별한 재정 확대뿐만 아니라 과도한 시장 개입도 서슴지 않는다. 거대한 국채는 그 자체로 시장에 대한 개입이며 시장을 왜곡시킨다.
사회적 뇌물을 뿌려대는 것이 경제정책으로 둔갑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포퓰리즘의 포로가 됐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의 문제가 모두 그런 것이다.
정부 실패의 가장 극악한 모델로 꼽는 포크배럴(pork barrel)에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있다.
민주선거는 마치 국가권력을 경매에 부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선심 공세가 구조화하는 것이다. 이게 국가부채의 시작이다.
거슬러 가면 18세기 남해거품 사건이나 미시시피 거품 사건들도 실은 시장의 실패가 아닌 국가의 타락이 먼저였다.
국가들은 부채조달을 위해 특권을 창출해내고 이 특권을 중심으로 광적인 투기를 만들어 냈다. 모든 경제위기는 시장 아닌 정부의 실패였다. 서브프라임도 마찬가지였다.
클린턴 정부가 연방법까지 고쳐가면서 소위 서민을 위한다며 모기지 대출을 확대 시행한 것은 이런 파탄의 작은 단초였다.
결국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나타났다. 여기에 공적 자금을 퍼부은 것은 오바마 정권이다.
오바마는 건강 복지 프로그램에도 손을 댔다. 결국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벌써 이 프로그램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봉착하고 있는 미국이다.
유럽 위기도 마찬가지다. 단일 통화라는 달콤한 약발은 남유럽국들이 부채를 늘리는 정책을 선호하도록 만들었다.
국민에게 신기루를 약속하는 좋은 카드였다. 경제력에서 괴리된 강세 통화를 통해,그리고 낮은 금리에 편승해 이들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부채를 끌어다 썼다.
국가가 디폴트 위기를 겪는 와중에서조차 재정 긴축반대 데모대가 거리를 메울 정도로 국민정신이 이미 공짜에 중독돼 있다.
유럽 각국 정치가들이 단일통화라는 위선의 방패 뒤에 숨어 국내 정치적 문제를 은폐해온 지 10여년의 결과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무상 복지시리즈와 반값 등록금 등은 정치인들 사이에서 날개돋친 듯 팔리는 포퓰리즘 상품이다.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공짜심리는 악화되고 증폭된다. 대기업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논란은 그런 사례의 하나일 뿐이다.
총선 대선을 앞두고 한국도 거의 필연적으로 권력을 경매에 부쳐 대중을 마취시키는 악마의 유혹으로 빠져들 기세다.
미국 중앙은행은 비장의 무기로 3차 양적완화(QE3) 카드를 준비할 모양이다. 공포심에 떠는 미국민과 세계에 안심하라는 신호를 내보낼 심산이다.
물론 내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돈을 더 풀어대는 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3차 돈 살포가 미국경제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시민들이 아는 진실은 미국인들은 스스로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공짜는 20세기 초반 미국이 쌓아올린 국부 외에도 기축통화가 갖는 시뇨리지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장치가 가동될지 알 수 없다.
미국이 몰아쉬는 가쁜 숨소리가 세계를 질식시키는 상황이다. 이것이 지금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천이다. 결국 국가의 위기요 정부의 실패다.
복지 포퓰리즘의 인질로 전락한 대중 민주주의가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일 수도 있다. 타락한 국가 권력이라는 악마가 우리 앞을 배회하고 있다.
소위 시장의 실패를 떠들어 왔던 자들은 이제 침묵할 때다.
캠퍼 주사제에 불과한 국가부채의 약발이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일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각국 정부 앞에는 국가부채라는 오래된 이름의 거대한 시한폭탄과 화폐가치의 타락,그리고 공포심만 남게 됐다.
미국은 재정적 자살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자기 학대와 파괴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쓰고 있다.
미국 국가 시스템에는 깊은 상흔(傷痕)이 패었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19세기 세계 경제를 주물렀던 영국도 그랬다.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되면서 반전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 주가는 1주일 만에 7%가 되레 빠져나갔다.
한국 주가도 1주일 사이에 228포인트 급락했다. 환율과 국채 가격도 전례없이 요동을 친다. 달러가치는 추락하고 엔화나 스위스프랑화는 수직으로 치솟는다.
중앙은행들은 돈도 풀어야 하고 화폐가치도 지켜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미국의 제조업 지수와 소비지출 증가율, 다시 말해 단기적인 경기문제가 시장의 실망을 증폭시킨 측면도 크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국가에 대한 신뢰 위기에 봉착한 것이 지금 위기의 본질이다.
미국 기업들의 70% 이상은 2분기 수익이 당초 예상치를 넘었다. 시장 아닌 국가 재정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세계 민간 금융업체가 지난 1년 동안 부채를 2조달러 줄인 반면 각국 정부는 거꾸로 4조달러나 늘렸다고 지적한다.
국가는 무분별한 재정 확대뿐만 아니라 과도한 시장 개입도 서슴지 않는다. 거대한 국채는 그 자체로 시장에 대한 개입이며 시장을 왜곡시킨다.
사회적 뇌물을 뿌려대는 것이 경제정책으로 둔갑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포퓰리즘의 포로가 됐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의 문제가 모두 그런 것이다.
정부 실패의 가장 극악한 모델로 꼽는 포크배럴(pork barrel)에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있다.
민주선거는 마치 국가권력을 경매에 부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선심 공세가 구조화하는 것이다. 이게 국가부채의 시작이다.
거슬러 가면 18세기 남해거품 사건이나 미시시피 거품 사건들도 실은 시장의 실패가 아닌 국가의 타락이 먼저였다.
국가들은 부채조달을 위해 특권을 창출해내고 이 특권을 중심으로 광적인 투기를 만들어 냈다. 모든 경제위기는 시장 아닌 정부의 실패였다. 서브프라임도 마찬가지였다.
클린턴 정부가 연방법까지 고쳐가면서 소위 서민을 위한다며 모기지 대출을 확대 시행한 것은 이런 파탄의 작은 단초였다.
결국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나타났다. 여기에 공적 자금을 퍼부은 것은 오바마 정권이다.
오바마는 건강 복지 프로그램에도 손을 댔다. 결국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벌써 이 프로그램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봉착하고 있는 미국이다.
유럽 위기도 마찬가지다. 단일 통화라는 달콤한 약발은 남유럽국들이 부채를 늘리는 정책을 선호하도록 만들었다.
국민에게 신기루를 약속하는 좋은 카드였다. 경제력에서 괴리된 강세 통화를 통해,그리고 낮은 금리에 편승해 이들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부채를 끌어다 썼다.
국가가 디폴트 위기를 겪는 와중에서조차 재정 긴축반대 데모대가 거리를 메울 정도로 국민정신이 이미 공짜에 중독돼 있다.
유럽 각국 정치가들이 단일통화라는 위선의 방패 뒤에 숨어 국내 정치적 문제를 은폐해온 지 10여년의 결과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무상 복지시리즈와 반값 등록금 등은 정치인들 사이에서 날개돋친 듯 팔리는 포퓰리즘 상품이다.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공짜심리는 악화되고 증폭된다. 대기업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논란은 그런 사례의 하나일 뿐이다.
총선 대선을 앞두고 한국도 거의 필연적으로 권력을 경매에 부쳐 대중을 마취시키는 악마의 유혹으로 빠져들 기세다.
미국 중앙은행은 비장의 무기로 3차 양적완화(QE3) 카드를 준비할 모양이다. 공포심에 떠는 미국민과 세계에 안심하라는 신호를 내보낼 심산이다.
물론 내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돈을 더 풀어대는 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3차 돈 살포가 미국경제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시민들이 아는 진실은 미국인들은 스스로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공짜는 20세기 초반 미국이 쌓아올린 국부 외에도 기축통화가 갖는 시뇨리지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장치가 가동될지 알 수 없다.
미국이 몰아쉬는 가쁜 숨소리가 세계를 질식시키는 상황이다. 이것이 지금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천이다. 결국 국가의 위기요 정부의 실패다.
복지 포퓰리즘의 인질로 전락한 대중 민주주의가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일 수도 있다. 타락한 국가 권력이라는 악마가 우리 앞을 배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