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선은 저가 매수 기회" 70%…"당분간 관망하라"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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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서치 센터장·운용본부장 20명 긴급 설문
지수 전망 모두 낮췄지만 '1900 붕괴' 3명뿐
"손절매 할 때" 1명도 없어…美경제지표가 변수
50%가 '차·화·정'…낙폭 과대로 밸류에이션 최고, 금융·건설·내수株보다 매력
지수 전망 모두 낮췄지만 '1900 붕괴' 3명뿐
"손절매 할 때" 1명도 없어…美경제지표가 변수
50%가 '차·화·정'…낙폭 과대로 밸류에이션 최고, 금융·건설·내수株보다 매력
미국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이 '패닉(공포)'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2009년 11월27일(75.02) 이후 최대인 3.70%(74.72포인트) 급락해 1943.7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일부터 나흘 동안 228.52포인트(10.52%) 떨어졌다. 외국인은 물론 개인까지 투매에 가세,시장에 드리운 공포감을 반영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날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 2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당분간 국내 증시는 미국 경기 침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손절매에 나서기보다는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추가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저가 매수 타이밍 무르익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하단을 낮춰 잡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폭락은 단기 악재가 아니라 4월 이후 누적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경제 관련 부정적 지표가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라며 "시장이 부정적인 신호를 간과한 채 긍정적 시그널에만 시선을 준 것 같다"고 시인했다. 이에따라 앞다퉈 코스피지수 하단 전망을 대폭 낮췄다. 응답자의 50%인 10명은 코스피지수 하단을 1920선으로 봤다. 15%인 3명은 1900선 이하로,35%인 7명은 1950선 전후가 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대체로 높게 봤다. 증시 조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버금가지만 경기선행지수는 물론 수출 기업실적이 대체로 양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설문 응답자의 70%인 14명은 현재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꼽았다. 30%인 6명이 '관망세 유지'를 강조했고 '손절매'를 권하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차 · 화 · 정 부활은 시간문제?
올 들어 증시의 간판으로 부상한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 등 주도주가 외국인의 매도 타깃이 되면서 주가 하락폭이 컸다. 차익 실현을 위한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표적인 수출주인 이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응답자의 50%인 10명은 향후 반등장에서 상승을 주도할 종목군으로 차 · 화 · 정을 꼽았다. 응답자의 30%는 금융 건설과 내수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밖에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 중 장기 소외된 상태에서 이번에 추가 하락한 종목이 반등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55%인 11명은 미국 경제지표 호전,30%인 6명은 중국 인플레이션 둔화 등의 시그널을 투자 기회로 포착하라고 조언했다. 외국인의 복귀와 유럽 재정위기 마무리 등도 상승 모멘텀으로 꼽혔다.
◆글로벌 정책공조 기대감'솔솔'
증시 전문가들은 전 세계 증시의 동반 폭락 후 글로벌 정책 공조 노력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날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금리 동결 및 유동성 투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중앙은행은 2차 양적완화를 시사했고 호주 중앙은행도 금리를 동결했다. 청와대는 이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와 원화 가치가 급락하자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글로벌 정책 공조와 함께 경기 부양효과는 미지수지만 미국의 3차 양적완화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차 양적완화는 2차와 달리 글로벌 공조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품시장에 대한 투기적 움직임을 일부 차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설문에 응해 주신 분 <가나다순>
구자용(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영일(한국투신운용 본부장) 김영찬(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본부장) 김지환(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류재천(현대자산운용 본부장) 박연채(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송이진(하이자산운용 본부장) 송재학(우리투자증권 리서치1센터장) 신남석(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양기인(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우영무(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오성진(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석(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창보(GS자산운용 CIO) 이준재(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전정우(삼성자산운용 본부장) 조윤남(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익재(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석원(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