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더블딥 공포에 폭락했다. 3대 지수 모두 올해 상승폭을 반납하고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12.76포인트(4.31%) 폭락한 1만1383.68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60.27포인트(4.78%)나 떨어진 1200.07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556.39로 136.68포인트(5.08%)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우호적인 상황이었으나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우려에 매물을 쏟아내며 패닉 상태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편입종목 중 크래프트 푸드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급락세를 나타냈다. 알코아가 9.26%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뱅크오브아메리카(-7.4%), 캐터필러(-6.99%), 보잉(-6.3%) 등도 폭락했다.

미국 증시 증시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시장변동지수(VIX)는 35% 상승한 31.66을 기록해 13개월래 최대치로 치솟았다. 시장의 변동성은 극에 달했다.

마이크 라이언 UBS자산운용 수석투자전략가는 "현재 증시 분위기는 우울한 상황 그 자체"라면서 "이날 발표된 호전된 고용 지표도 리셉션(경기침체) 우려에 묻히고 말았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는 전주보다 1000명 줄어든 40만명으로 집계됐다. 시장예상치 40만5000명보다 개선된 수치다.

라이언 전략가는 "오는 6일 발표되는 고용 보고서가 또 다른 실망감을 주게 되는 경우에 시장의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블룸버그 시장전문가들은 6일 발표되는 고용 동향에서 지난달 8만5000건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월대비 1만8000개가 늘 것이란 관측이다.

국제 상품 시장도 요동쳤다.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이번엔 금값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보다 5.6% 하락한 배럴당 86.78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장중 최고점을 돌파했다가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금 12월물은 0.4% 하락한 온스당 1659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마이클 샤울 마켓필드 애셋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바닥이 어디라고 예상하긴 힘들지만 마찬가지로 현재 상황이 지난 2008년(금융위기 상황)과 같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현재 상황은 명백한 주식과 상품 시장의 청산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