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할 때는 구조안전성,공법상 허용 용도,주차장 설치 기준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 예상 수익률을 맞추려면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 임대 수요가 뒷받침되는 입지를 골라야 한다.
◆방 수 줄이고도 수입 올린 고시원
서울 구로동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조모씨(51)는 리모델링을 통해 41개였던 방을 26개로 줄이고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방 개수는 줄이는 대신 면적을 기존 5.5㎡에서 9.9㎡로 넓혀 리모델링한 게 성공 포인트다. 방이 커지면서 주요 수요층이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확대됐다. 대학교 방학 때마다 공실이 생기던 문제도 보완할 수 있었다.
리모델링 비용으로 1억9000만원을 투입했다. 오피스텔처럼 몸만 들어와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방 내부를 고치는 데 초점을 뒀다. 기존 공용 화장실을 없애고 방별로 화장실을 겸한 샤워실을 넣었다. 침대 책상 옷장 TV 냉장고 천정에어컨 등을 갖췄다.
리모델링 이후 월 이용료는 45만원을 그대로 받았지만 월수익은 290만원에서 770만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내부 시설이 좋아졌다는 입소문으로 찾아온 직장인들이 속속 계약하면서 공실률이 30%에서 10%로 낮아진 것이 1차 이유다.
여기에 24시간 CCTV 녹화가 가능한 무인 경비시스템을 설치하면서 월 120만~150만원이던 총무 인건비도 절약됐다. 공용 화장실에서 물이나 전기 샴푸 등이 낭비되는 일이 사라진 것도 이익으로 돌아왔다.
◆게스트하우스로 바뀐 단독주택
정모씨(48)는 올해 초 서울 남산동에 있는 3층짜리 단독주택을 민박 형태의 외국인용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해 월 300만원 정도의 임대수익을 얻고 있다. 그는 살고 있던 2층은 그대로 두고 1층과 3층만 리모델링했다. 1층의 방 2개를 3개로 늘리는 대신 주방을 줄이고 내부 계단 자리에 남녀 화장실을 새로 들였다. 방에 침대 10개를 들여 기숙사 형태로 꾸몄고 2,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기존에 사용하던 외부 계단을 활용했다.
1층 공용거실에는 TV 에어컨 냉장고 정수기 데스크톱PC 등을 갖췄다. 방이 하나뿐인 3층은 도배를 새로 해 깔끔하게 만들었다. 가전제품 구입비용 등을 합쳐 리모델링 비용으로 1억원이 들었다. 외국인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교환 학생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통역 · 안내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하루 숙박료는 1층이 2만원,3층은 5만~6만원이다. 올해 예상수익은 3000만원 선이다. 리모델링을 하지 않았다면 전세보증금 총 1억6000만원을 정기예금에 넣어 연간 최대 960만원(금리 6% 가정)의 수익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정씨는 "명동 일대에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통계를 접하고 투자를 결심했다"며 "외국인을 상대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면 숙박 수요는 풍부하다"고 전했다.
◆사우나 휴게시설을 원룸으로
경기 부천시 중동역 근처에 7층짜리 사우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이모씨는 공실이나 다름없던 1개층을 원룸으로 리모델링했다. 근처 대학에 다니는 학생 임대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바닥면적 330㎡인 건물의 2층 사우나 휴게시설을 방 24개로 고쳤다. 면적 10㎡인 방 20개와 32㎡형 방 4개를 들이고 내부시설을 꾸미는 리모델링 비용으로 2억원을 들였다.
월세로 방 하나당 평균 40만원을 받고 있다. 공실률 10%를 가정하고 비용 350만원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월 500만원 선이다. 투자금액 대비 연 수익률은 30%이며 투자금액을 회수하는 데 3년3개월여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모델링 체크 포인트
임대수익을 겨냥한 리모델링에 앞서 입지와 수요층을 따져보는 것은 기본이다. 그에 못지않게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된 각종 규정을 꼼꼼히 챙겨야 낭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컨대 고시원을 개보수할 경우 '다중 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적용돼 반드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등 소방시설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바닥면적 500㎡ 미만인 고시원 원룸텔 등은 주거시설이 아닌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방에 욕실 설치는 가능하지만 취사시설은 둘 수 없다.
조일헌 드림레지던스 대표는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리모델링을 했다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그동안의 임대수익마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며 규정준수를 강조했다.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할 경우 용도상 숙박시설이기 때문에 해당지역의 용도제한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서울 중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공중위생법 및 관광진흥법상 게스트하우스란 용어는 없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북촌한옥마을,홍대일대에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숙박시설로 가능한지는 해당 지자체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테리어만 바꾸는 게 아니라 증축이 수반된다면 구조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이동훈 무한건축 소장은 “증축이 아니라도 건물용도가 바뀌면 반드시 정화조 용량 및 주차장 기준에 맞춰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한경닷컴 기자 minju1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