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검은 금요일'을 맞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나흘째 급락하고 있지만 거액 자산가 흔히 말하는 '큰 손'들은 상승 기대를 바탕으로 실탄을 마련 중이다. 반등 신호가 보이면 적극적으로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5일 김성동 신한금융투자 명품PB센터장은 "나흘간 지수가 하락하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큰 손들의 상승 기대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며 "예상보다 느린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일진일퇴의 경제지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 공급된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반등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나흘간의 급락에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최근 자금유입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는 전했다.

김 센터장은 "거액 자산가들은 이미 일정부분 주식시장에 발을 담가놓고 있다"며 "금융상품 해지 및 주식 매도에 대한 움직임보다는 추가 자금유입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등을 가정하면 펀드나 랩 등 간접투자상품보다 주식 등 직접투자의 상승폭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직접매수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강현중 이트레이드증권 테헤란PB센터의 차장은 "단순한 환매 문의보다는 오히려 투자 타이밍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다"며 "10억, 30억, 100억원 단위의 '큰손'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학습효과도 있어서 위기가 기회라는 인식이 큰 듯하다"고 말했다.

서재연 대우증권 PBCLASS 갤러리아 마스터PB는 "지난 3,4일에는 매수에 대한 문의가 일부 있어 매수에 나섰으나 현재는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워 관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면서 "이미 지난 1일 일부 IT 대형주가 상승한 틈을 타 주요 고객들이 현금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 지수 반등 시기에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주식현펀드 혹은 적립식펀드) 모두에 올라타기 위해 실탄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식시장의 커진 변동성에 따라 보다 예측이 쉬운 상품으로의 이동도 감지되고 있다.

강 차장은 "거시경제 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물가지수와 연동하는 채권형 펀드나 농수산물 인덱스 펀드 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최성남·이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