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샷을 멀리,똑바로 칠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그러나 복귀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샷 난조에 빠졌다.

우즈는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 사우스코스(파70 · 7400야드)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2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1오버파 211타로 공동 38위에 머물렀다. 우즈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와 짝을 이룬 선두 애덤 스콧(호주)에게 13타나 뒤져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드라이버샷 거리는 늘어났다

우즈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부쩍 늘어났다. 3라운드에서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321.5야드에 달했다. 16번홀에서는 358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대회 코스가 내리막 지형이 많아 거리가 늘어난 점도 있지만 우즈가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즈는 이날 4번홀에서 처음 드라이버를 사용해 326야드를 날렸고 8번홀에서는 330야드를 때렸다. 가장 어려운 홀인 9번홀(파4 · 494야드)에서는 314야드를 날린 뒤 187야드를 남겨두고 두 번째 샷을 홀 6m 지점에 떨궈 버디를 잡았다. 18번홀에서는 323야드의 드라이버샷을 했다.

우즈는 장타 비결에 대해 "컴프레션(compression · 압축강도)이 강한 볼을 사용하면서 거리가 늘었다"고 말했다. 볼의 압축강도가 높으면 볼이 멀리 날게 된다. 스윙 스피드가 빠른 우즈와 잘 맞는 셈이다. 우즈는 스윙 스타일을 과거에 비해 파워풀한 스윙보다 '이지(easy) 스윙'으로 전환했으나 거리는 늘어났다.

◆11번홀까지 페어웨이 못 지켜

거리는 늘었으나 정확도는 형편없었다. 우즈는 이날 11번홀까지 한 번도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1,2번홀에서는 모두 벙커에 떨어졌고 이후 러프를 전전했다. 우즈는 경기 후 "그동안 페이드나 훅 구질로 드라이버를 쳐 왔는데 볼이 스트레이트로 날아가고 있다. 좋은 변화지만 에이밍에서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예전처럼 왼쪽과 오른쪽을 겨냥하고 치는 습관 때문에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은 72%로 괜찮아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그린에 올라갔지만 버디 찬스는 거의 없었다. 2번홀(파5)에서 145야드를 남겨두고 페어웨이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홀에서 20m가량 떨어졌고 파4홀인 13,14번홀에서는 160야드 안팎의 어프로치샷이 8~10m가량 떨어졌다.

우즈는 "현재 로프트가 낮은 클럽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조절해야 할 것 같다"며 거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시인했다.

◆퍼팅은 더욱 심각한 상황

앞으로 우즈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것은 퍼팅이다. 우즈는 지난해부터 사용하던 나이키 '메소드 퍼터'를 이번 대회에 복귀하면서 버렸다. 메이저대회에서 13승을 함께해 온 '스카티 카메론 퍼터'로 다시 돌아갔다.

우즈는 2라운드에서 몇 차례 짧은 거리의 퍼팅이 홀을 돌아나오는 불운을 겼었으나 공식 인터뷰에서 "앞으로 계속 스카티 카메론 퍼터를 사용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퍼팅 난조가 계속되자 말을 뒤집었다. 이날 총 퍼팅 수는 33개에 달했다. 우즈는 경기 후 연습 그린에서 나이키 퍼터를 긴급 공수해 연습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