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om(적당함)
국민성 실용·보수적이라 직접 방문해 맨투맨 상담을
Trygghet(안전)
휴가기간 업무대행 없어 사업 지연돼도 인내심 필요
장기적 신뢰 구축이 중요
스웨덴은 19세기 초부터 지금까지 전쟁의 소용돌이에 직접적으로 휘말리지 않고,산업화를 통해 유럽 빈국에서 일류 복지국가로 도약할 수 있었다. 전시 중립과 평시 비동맹주의가 그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 아직도 유로화를 쓰지 않는 신중함도 그 일면이다.
스웨덴인의 소비 특성은 매우 실용적이다. 가격 대비 품질만 우수하면 브랜드를 그다지 따지지 않는다. 이런 특성에는 화려함보다는 잘 드러내지 않는 겸손하고 소박한 스웨덴 사람들의 '라곰 정서'가 반영돼 있다. 스웨덴 바이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인내심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이메일로 거래를 제의할 경우,관심이 없거나 바쁘면 회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화로 이메일 수신여부를 확인하고 검토를 요청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스웨덴 시장 개척방법은 직접 바이어를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다. 스웨덴 비즈니스맨도 한 번 얼굴을 본 사이면 매우 친근하게 대하며,나중에 이메일이나 전화로 연락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방문 약속을 정하기 위해 복수의 방문 희망일시와 정확한 방문 목적,우리 측 참가자 명단을 보내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도 가능한 미팅일시와 그에 상응하는 미팅 참가자를 통보한다. 미팅에서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이면 상담제의를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
첫 대면을 위한 미팅약속은 약 2개월 전에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촉박한 미팅 요청은 거절당하기 쉽고,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스웨덴 직장인들은 여름철에 보통 3주간의 휴가를 떠나고 연말에도 2주 정도의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휴가기간은 피해야 한다. 우리처럼 다른 직원이 휴가간 직원의 업무를 대행해 주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비즈니스 진척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스웨덴 기업과 면담할 때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을 고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웨덴 기업은 담당직원에게 많은 결정권한을 위임하기 때문에 반드시 CEO와의 면담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스웨덴 기업 측에서 CEO와 담당자가 동시에 미팅에 참석하는 경우다.
최근 스웨덴 기업의 CEO와 아시아 담당 사장을 뜻하지 않게 각각 별도로 만난 적이 있다. 아시아 담당 사장이 한국관련 비즈니스 추진 여부를 CEO에게 보고 없이 자체 결정해 우리에게 통보했는데,우리 기대와 다른 내용이어서 CEO에게 직접 재검토를 요청해 우리 의견이 관철된 경우가 있다. CEO와 친분이 있을 경우 측면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품 수출 상담을 위해 스웨덴을 방문하려면 사전에 한국 담당 구매담당자가 스웨덴 본사에 주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봐야한다. 스웨덴 글로벌 기업은 아시아 지역 구매업무를 홍콩이나 중국에서 담당하거나,스웨덴 기업의 한국법인에서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웨덴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높은 수준의 품질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동시에 스웨덴인의 정서에 부합하는 겸손과 안전,적당함을 바탕으로 현지 파트너와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탕주의가 절대로 통하지 않는 시장임을 명심해야 한다.
유인홍 < KOTRA 스톡홀름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