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메디팜' 앞에 '미래'만 붙여…"상표권 침해"
관련 업계에서 상호 '메디팜'이 인지도를 얻은 상태에서 유사업종 회사가 '미래메디팜'으로 상호를 바꿨다면 상표권 침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약국체인 운영업체인 메디팜이 "상표권을 침해당했다"며 의약품 유통 · 제조업체인 미래메디팜을 상대로 제기한 권리범위확인 소송에서 메디팜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메디팜'은 국내 의약품 관련 업계에서 상호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미래메디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원래 사용하던 동호약품에서 미래메디팜으로 상호를 변경한 점과 미래메디팜이 '메디팜'으로만 불릴 수 있는데다，메디팜과 미래메디팜 모두 의약품 관련 업체라는 사실을 종합할 때 미래메디팜은 메디팜의 신용 내지 명성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부정경쟁)이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상표법의 취지는 어떤 명칭이나 상호의 신용 · 명성에 편승하려는 목적으로 이를 모방한 명칭이나 상호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시키려는 것"이라며 "상표권 침해자의 동기 및 기존 상표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상표의 유사성과 회사 활동의 유사성 등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래메디팜이 상호를 변경한 후 "기존 등록상표인 메디팜과 미래메디팜은 법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특허심판원에 권리심판을 청구해 승소하자，메디팜은 "특허심판원의 심결이 잘못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미래메디팜은 영어단어 'Medical'과 'Pharmacy'의 조어인 '메디팜'에 흔한 단어인 '미래'를 결합한 상호라 기존 상호 '메디팜'과 유사하다"며 메디팜의 승소로 판결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