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읽는 경제] 한국 스마트폰 2분기 첫 세계 1위 했지만…개별기업으론 애플에 뒤져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이 23.1%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삼성 LG 등 국내업체 제품들의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휴대폰 세계 1위 업체인 핀란드 노키아는 부진을 면치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지식경제부가 7일 발표한 정보기술(IT)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한국 스마트폰의 지난해 2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6.4%로 5위에 불과했지만 이후 △2010년 3분기 10.6%(4위) △2011년 1분기 16.2%(3위) 등으로 상승 행진을 거듭해왔다. 애플이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2위(22.5%)를 기록했고 핀란드(15.2%),캐나다(11.4%) 등이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의 선전은 IT산업 수출입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7월 IT 수출은 131억2000만달러로 64억4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금액과 흑자는 5개월 연속 '130억달러'와 '60억달러'선을 각각 넘었다.

문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이 1위로 올라섰지만 기업별로는 '애플'의 벽을 아직 넘지 못했다는 점이다. 2분기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9.2%로 애플(20.3%)을 간발의 차로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올해 하반기에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오는 10월에 아이폰5를 내놓으면서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저가모델도 별도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 최대통신시장인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1위 통신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과의 제휴도 임박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IT기기의 핵심품목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1위를 달성한 것은 분명 기념비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LG전자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 회사는 향후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전략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가 당초 예정대로 올해 가을쯤에 시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한국과 미국의 스마트폰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