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문 닫는 곳 없다는 말 믿고 예금 놔뒀는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경은저축銀 영업정지 파장
고객, 전화·항의 잇따라…하반기 퇴출 많아지나 '우려'
고객, 전화·항의 잇따라…하반기 퇴출 많아지나 '우려'
울산 소재 경은저축은행이 5일 전격 영업정지당하면서 예금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멀쩡한 것으로 알았던 경은저축은행이 금융감독원 검사 이후 부실 금융회사로 판정받은 데다 "9월 말까지는 추가 영업정지가 없다"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뒤집혔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9월 말까지 추가 영업정지가 없다고 한 대상은 경영진단 중인 85개사이며 경은저축은행은 경영진단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 금융위 설명이지만 일부 예금자들 사이에서는 '저축은행도,금융감독 당국도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은저축은행 울산 본점뿐 아니라 마산 진주 김해 지점에서는 6일에 이어 7일에도 예금자들의 문의전화와 항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 저축은행 본점 관계자는 "어제 100여명이 찾아왔으며 100통 가까운 문의전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울산 본점에 4000만원을 맡겼다는 이모씨 부부는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당했을 때 예금을 찾으려고 했으나 경은저축은행이 아무 문제없다고 해 그대로 뒀다"며 "우리 돈을 찾을 수 있긴 한 것이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모씨는 "경은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괜찮았던 데다 금융위원장이 9월 말까지는 추가 영업정지가 없다고 해 예금을 그대로 뒀다"고 불신감을 나타냈다.
경은저축은행은 3월 금감원 검사 전까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8.85%라고 밝혔지만 검사 후 -2.83%로 나타났다. 자기자본은 잠식 상태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만기가 된 예금을 은행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 예금주는 저축은행의 BIS 비율을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이 마무리되고 6월 말 기준 결산이 나오는 9월 말께는 퇴출 저축은행이 예상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감원이나 회계법인 등이 저축은행을 감싸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깐깐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