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월지급식 상품이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목돈을 넣어두면 연금처럼 매달 일정액을 받을 수 있고,만기 때 또는 매달 투자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기존 연금과 달리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 가운데 월이자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는 연금과 ELS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점이 매력이다.

◆매달 현금 지급으로 '든든'

최근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ELS가 더욱 인기다. ELS는 투자자 선호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19조원이 넘게 발행됐다. 전년 대비 9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ELS상품 가운데 국내 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형태는 스텝다운(Step down)형이다. 계단을 내려가듯 단계별로 조기상환 조건이 낮아지는 게 특징이다. 다만 조기상환이나 만기 때만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월 현금이 필요한 투자자 입장에선 아쉬움이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산은 부동산에 편중돼 있어 매달 현금이 부족할 때가 많다.

이 점에 착안한 상품이 월이자 지급식 ELS이다. 월지급식 ELS는 매달 특정일을 기준으로 일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현금이 지급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퇴직 후에도 매달 월급이 나오는 것처럼 연금과 같은 성격을 가진 ELS인 셈이다.



◆세금 부담 낮추는 것도 특징

월지급식 ELS의 특징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기존 스텝다운 조기상환형 ELS구조를 유지하면서 수익 지급 주기를 매월 단위로 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 구조를 이해하기 쉬워 그만큼 인기가 많다.

두 번째,이자수익이 매달 발생하기 때문에 만기에 원금 손실이 나더라도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매달 받은 이자 수익의 합이 만기까지 30% 정도라고 하자.이 경우 만기에 25% 손실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합산하면 5% 수익이 난 셈이 된다. 마지막으로 투자자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일 때 수익 실현시점이 분산된다. 3년 만기가 왔을 때 30~40%의 수익이 한꺼번에 발생하면 그만큼 세금부담이 가중된다. 이를 월별로 나눠 받으면 세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수익 조건 꼼꼼하게 따져야

월지급식 ELS는 투자자 성향에 맞추어 다양한 형태로 발행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지수형 ELS처럼 코스피200이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 주요 지수 가운데 2~3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가장 많이 발행되는 상품은 두 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다. 이 같은 상품은 일반적으로 연 10% 정도의 수익을 추구한다. 예금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ELS 제2692회'는 조기 상환 주기를 1년으로 하는 상품이다. 매월 평가일에 최초기준가 대비 두 지수가 55% 이상이면 연 10.14% 수익을 지급한다. 원금 상환조건은 1년마다 최초기준가 대비 두 지수가 95% 이상(12개월) 90% 이상(24개월)일 때다. 이 경우 조기상환돼 원금을 지급한다. 단 투자기간 중 하나라도 최초기준가 대비 55% 이하로 하락한 적이 있고 만기시 가격이 85% 미만일 때는 하락한 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중간에 지수가 최초기준가격 대비 55% 이하로 떨어졌더라도 평가일에만 55% 이상이면 매월 이자는 지급된다. 또한 평가일에 55% 미만이면 해당 월에는 수익이 지급되지 않지만 그 다음달 평가일에 55% 이상이면 수익이 지급된다. 이런 방식으로 월 0.845%의 수익이 지급된다. 즉 1억원을 투자했을 때 매월 세전 84만5000원의 수익을 받게 된다.

◆베이비붐 세대에 딱 맞는 ELS

국내에서는 아직 월지급식 ELS시장이 초기 성장단계다. 앞으로는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매월 월급을 받아 생활했기 때문에 매달 고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에 관심이 많다. ELS시장이 정착하면서 투자자들의 친숙도가 높아진 것도 배경이다.

일본만 해도 전체 공모펀드의 절반가량이 월지급식펀드 형태일 정도로 월지급식 금융상품이 보편화돼 있다. 지금처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정기예금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퇴직 후 노후 생활을 해야하는 투자자들에게 월지급식 ELS는 그만큼 유용하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과 더불어 월지급식 투자상품을 잘 활용하면 안정된 노후생활이 가능하다.

ELS는 기초자산이 다양하고 수익조건도 복잡하다. 따라서 자신의 투자성향과 자금 목적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월지급식 ELS의 선택 기준은 기존 ELS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초자산과 수익률 지급조건,조기상환과 이자지급조건,만기와 발행 증권사의 신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수익률뿐만 아니라 안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월이자 지급식 ELS 역시 파생상품이기 때문이다. 상품구조를 정확히 이해한 후 만기시 원금 손실 가능성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월이자 지급식 ELS도 안정성을 강화한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잘 선택하면 월지급식 ELS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대안이다.

유지헌 미래에셋증권 파생상품영업부장 jhyoo12@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