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금융상품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월지급식 상품이다. 2007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월지급식 펀드는 설정금액이 2010년 말 15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000억원을 넘어서며 급성장하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이 이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자면,먼저 이런 질문을 해야 할 것 같다. 은퇴 후 모습이 어떨지 고민해 보셨나요? 월급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다면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일시에 투자하고 다달이 꺼내쓰기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국민연금 제도가 있어 국민들의 노후를 일정 부분 보장해주고 있고 각 기업들은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추세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여기에 개인연금도 준비한다면 은퇴 후 생활은 한창 돈을 벌 때보다는 덜하더라도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은 모두 은퇴 이후에 정기적으로 연금을 받기 위해 젊었을 때 미리 일정 금액씩 모아놔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매월 월급이 나올 때마다 국민연금으로 얼마씩 떼어가는 것은 그 순간에는 배가 아팠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내 주머니에 여윳돈이 있다고 마구 써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보다 낫다고 볼 수도 있다.

3개층의 연금구조를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노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겠지만,지금 은퇴가 코앞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1955~63년생인 베이비붐 세대가 이에 해당한다.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는 데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지만 평균수명은 늘어가고 저출산으로 부모를 봉양하기에는 자녀 수가 너무 적어진 상황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생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은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연금이 나오는 상품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오지 못한 은퇴자 또는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 이제 와서 적립하라는 것은 맞지 않으니,일시에 목돈을 투자하고 다달이 꺼내서 쓰게끔 하는 것이다.



◆월지급식 펀드에도 주식형 세몰이

안정성을 생각하자면 예금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금리가 낮아 답답하다. 그래서 월지급식 상품의 상당수는 채권형 펀드,특히 해외채권형 펀드 형태로 출시돼 있다. 해외채권형 펀드라면 연간으로 적게는 4~5%,높게는 7~8%까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조금만 감내할 수 있다면 예금보다 해외채권형의 월지급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다.

월지급식 펀드는 채권형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주식형 펀드도 출시돼 있다. 채권형보다 수익률이 높지만 변동성이 높아 노후 생활비를 타서 쓰기에는 부적절한 면이 있다. 특히 월지급식 주식형 펀드는 실제 수익률이 약정한 이율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매달 지급할 돈을 원금에서 떼어내 지급한다. 펀드 수익률만으로 월지급액을 충당하지 못하면 조금씩 원금이 줄어들게 된다.

다만 국내 주식형 펀드는 채권형 펀드에 비해 과세 소득이 현저히 적기 때문에 세제 면에서는 보다 유리하다. 주식형 펀드를 고려한다면 시장 호황기에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자 할 때 본인의 포트폴리오의 일부로서 포함시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양한 주식형 월지급식

월지급식 주식형 펀드 상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2007년 국내에 처음 월지급식 방식을 도입한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 C2'펀드다. 이 펀드는 C1클래스와 C2클래스로 구성돼 있는데,C1클래스는 일반적인 적립식 또는 거치식 펀드로 월지급 기능은 없다. C2클래스 가입자는 투자한 원금을 기준으로 0.7%의 분배금을 매달 16일 현금으로 지급받는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하면 매달 70만원씩을 분배받고 주식시장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주가 상승시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분배하고 남은 금액이 원금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펀드보수(기준가격의 2.4%) 등을 감안해 연 9.1% 이상 운용수익이 나야 한다. 펀드 가입자는 이 분배금을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고,적립식에 재투자하거나 적금으로 예치하는 등 상황에 따라 활용이 가능하다.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은 KRX100을 구성하는 블루칩 종목에 70%,저평가 종목에 15%,리서치를 기반으로 이익실현이 가능한 종목이라 판단되는 실적 기대주에 15%내외로 투자한다.

2009년 출시된 '칸서스뫼비우스200인덱스'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월지급식 펀든다. 연금지급식 클래스인 A2클래스는 투자한 원금을 기준으로 매월 0.7%의 분배금을 지급하고,적립식 클래스인 C2클래스는 일정기간 적립 후 만기자금을 연금지급식(A2클래스)로 전환해 매월 분배금을 지급한다.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만큼 안정적인 초과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것으로는 '메리츠스마트월지급식'이 있다. 지급방식과 지급주기(1개월,3개월),지급일자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은 월지급 상품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잠깐 지나갈 유행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질 트렌드라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지송 신한금융투자 상품개발부 팀장 ugsong@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