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퍼트롤] 반대매매 시한폭탄 '째깍째깍'…개인 투매 주범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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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빌려서 주식을 매입한 개인투자자들의 계좌에서 일괄적으로 반대매매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스탁론'이라고 불리는 대출서비스 업체를 이용한 계좌의 반대매매가 증시급락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8일 오후 1시 40분께 코스피 지수가 1800선까지 폭락하면서 7% 이상 폭락하자 여의도 증권가(街)의 메신저를 통해 삽시간에 퍼진 메시지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돈을 빌려 저가매수에 나선 개인들의 매매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수 오후들어 -7.40% '폭삭'…올해 최초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 지수는 이날 3.82% 떨어진 1869.45를 기록해 장막판 60포인트 이상 낙폭을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지수는 그러나 1시23분께 올들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효력정지, 코스피200선물시장 1분 이상 급락)가 발동되는 등 '공포'에 가까운 폭락을 경험하며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쏟아져 나왔다.
실제로 개인들은 이날 73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연일 지수를 끌어내린 외국계투자자들도 789억원 순매도, 개인이 무려 10배 가까이 보유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기관은 6400억원 이상 '사자'를 외치며 장막판 낙폭을 대폭 줄여놨다.
◆신용매매, 스탁론, 미수거래 곳곳에 '신용불량 지뢰밭'
전문가들은 이날 개인의 투매 현상에 대해 "신용매매(1~3개월간 주식빌려 매수), 스탁론 서비스(외상으로 주식매수), 미수거래(담보없는 위탁매매) 계좌에서 주가하락에 따른 담보비율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쏟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신용매매와 스탁론 서비스 반대매매 등에 대한 정확한 규모는 매매당일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적어도 결제 거래일인 3~4일 정도 이후에 정확한 반대매매 규모를 알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신용매매와 스탁론 서비스 등의 반대매매는 익일 오전 동시호가때 이뤄지는 게 현재 공식적인 규정(연계 신용에 대한 모범 기준안, 금융투자협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인들의 계좌에서 장중 반대매매 물량이 나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탁론 관계자는 "스탁론에서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시기는 동시호가 때"라며 "전날 종가 기준으로 담보부족시 다음날 동시호가때 반대매매가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올해 1월1일부터 모든 증권사와 스탁론 업체들에게 일괄 적용된 규정으로 법적인 효력은 없다"며 "규정을 위반하는 꼴이지만, 장중에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도 "원칙적으로는 담보부족시 다음날 동시호가 때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것은 맞지만, 지점마다 일반적으로 3~4거래일 정도 여유를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보가치를 보다 보수적으로(낮게) 잡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손해보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매매 비중 갈수록 높아질 수도…미수거래 '최악'
일반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할 경우 담보비율은 각 증권사와 스탁론 업체들 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11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100만원을 빌릴 경우 115만원이 담보비율로 적용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장중에 반대매매가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여기저기서 '신용불량 뇌관'이 잇따라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신용매매의 담보비율은 증권사와 종목마다 다르게 적용되지만, 공격적으로 주식을 빌려주는 곳들의 경우 앞으로 반대매매 영향권에 놓여있는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지금으로선 아무런 담보없이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미수거래(외상거래)가 가장 분명한 '폭탄 매물'로 여겨지고 있다. 신용매매의 경우 1~3개월 정도 외상값을 갚기 위한 시간을 주고 있지만, 미수거래의 경우 이 기간이 단 3거래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위탁매매 미수금이 전날대비 52% 가까이 급증한 2834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들어 네 번째로 가장 많은 미수금으로, 5일 지수가 또 다시 급락했을 때 이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났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지수의 바닥을 미리 점치고 '저가매수'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까지 집계된 이 미수거래는 사실 이날(8일)까지 갚지 못하면 다음날(9일) 동시호가 때 모두 반대매매로 팔리게 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물량이 장마감을 앞두고 손절매(로스컷)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인들에게 주식매입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등의 서비스업무를 맡고 있는 스탁론 업체들도 심상찮은 분위기를 전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탁론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담보부족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는 계좌들에 대해서는 미리 연락해 반대매매 위험을 알리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증시폭락으로 당황해 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직접 일부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을 권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피해 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
이는 8일 오후 1시 40분께 코스피 지수가 1800선까지 폭락하면서 7% 이상 폭락하자 여의도 증권가(街)의 메신저를 통해 삽시간에 퍼진 메시지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돈을 빌려 저가매수에 나선 개인들의 매매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수 오후들어 -7.40% '폭삭'…올해 최초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 지수는 이날 3.82% 떨어진 1869.45를 기록해 장막판 60포인트 이상 낙폭을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지수는 그러나 1시23분께 올들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효력정지, 코스피200선물시장 1분 이상 급락)가 발동되는 등 '공포'에 가까운 폭락을 경험하며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쏟아져 나왔다.
실제로 개인들은 이날 73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연일 지수를 끌어내린 외국계투자자들도 789억원 순매도, 개인이 무려 10배 가까이 보유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기관은 6400억원 이상 '사자'를 외치며 장막판 낙폭을 대폭 줄여놨다.
◆신용매매, 스탁론, 미수거래 곳곳에 '신용불량 지뢰밭'
전문가들은 이날 개인의 투매 현상에 대해 "신용매매(1~3개월간 주식빌려 매수), 스탁론 서비스(외상으로 주식매수), 미수거래(담보없는 위탁매매) 계좌에서 주가하락에 따른 담보비율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쏟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신용매매와 스탁론 서비스 반대매매 등에 대한 정확한 규모는 매매당일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적어도 결제 거래일인 3~4일 정도 이후에 정확한 반대매매 규모를 알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신용매매와 스탁론 서비스 등의 반대매매는 익일 오전 동시호가때 이뤄지는 게 현재 공식적인 규정(연계 신용에 대한 모범 기준안, 금융투자협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인들의 계좌에서 장중 반대매매 물량이 나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탁론 관계자는 "스탁론에서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시기는 동시호가 때"라며 "전날 종가 기준으로 담보부족시 다음날 동시호가때 반대매매가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올해 1월1일부터 모든 증권사와 스탁론 업체들에게 일괄 적용된 규정으로 법적인 효력은 없다"며 "규정을 위반하는 꼴이지만, 장중에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도 "원칙적으로는 담보부족시 다음날 동시호가 때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것은 맞지만, 지점마다 일반적으로 3~4거래일 정도 여유를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보가치를 보다 보수적으로(낮게) 잡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손해보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매매 비중 갈수록 높아질 수도…미수거래 '최악'
일반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할 경우 담보비율은 각 증권사와 스탁론 업체들 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11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100만원을 빌릴 경우 115만원이 담보비율로 적용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장중에 반대매매가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여기저기서 '신용불량 뇌관'이 잇따라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신용매매의 담보비율은 증권사와 종목마다 다르게 적용되지만, 공격적으로 주식을 빌려주는 곳들의 경우 앞으로 반대매매 영향권에 놓여있는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지금으로선 아무런 담보없이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미수거래(외상거래)가 가장 분명한 '폭탄 매물'로 여겨지고 있다. 신용매매의 경우 1~3개월 정도 외상값을 갚기 위한 시간을 주고 있지만, 미수거래의 경우 이 기간이 단 3거래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위탁매매 미수금이 전날대비 52% 가까이 급증한 2834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들어 네 번째로 가장 많은 미수금으로, 5일 지수가 또 다시 급락했을 때 이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났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지수의 바닥을 미리 점치고 '저가매수'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까지 집계된 이 미수거래는 사실 이날(8일)까지 갚지 못하면 다음날(9일) 동시호가 때 모두 반대매매로 팔리게 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물량이 장마감을 앞두고 손절매(로스컷)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인들에게 주식매입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등의 서비스업무를 맡고 있는 스탁론 업체들도 심상찮은 분위기를 전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탁론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담보부족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는 계좌들에 대해서는 미리 연락해 반대매매 위험을 알리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증시폭락으로 당황해 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직접 일부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을 권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피해 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