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경제지인 닛케이(日經)가 삼성을 견제하는 사설을 시리즈로 싣고 있다. 8일자에 '삼성과 애플에 지지 않으려면'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실었고 '한국에 승리하는 전자산업을 만들기 위해'(7월11일자), '정책과 경영에서 한국 공격을 서둘러라'(2010년 12월27일자) 등의 사설을 연이어 게재하고 있다. 닛케이뿐만 아니다. 요미우리 등 다른 매체도 '한국 기업의 세계적인 부상을 주목한다' '삼성의 경영과 기술을 배우자'고 쓰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한국 타도,삼성 타도를 공개적으로 외치고 있을 정도다. 심지어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국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어지간히 다급한 모양이다.

한국과 일본은 사회구조와 산업구조가 비슷하다. 전자와 자동차산업을 기반으로 경제를 이끌어가는 모델이다. 물론 기업 경영 스타일과 국가 정책도 닮아 있다. 이는 한국의 추격 전략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본은 그동안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경쟁 상대로 여기지도 않았다. 그러나 삼성이 치고 오르면서 일본의 독무대라 생각했던 반도체와 LCD 등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을 한국에 내주는 양상으로 변하고 말았다. 일본은 특히 한국 부품산업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소재 부품산업은 일본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지만 최근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삼성SDI가 수위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일본이 당황한 것은 이런 저간의 사정 때문이다.

일본의 두려움은 바로 대기업 합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도시바와 소니가 소형 LCD사업을 합병했고 100년 전통의 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도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신일본제철이 스미토모공업을 합쳐 세계 2위 철강 회사를 만들려는 중이다. 한국과의 경쟁분야에서 총력전이 전개되는 국면이다. 일본의 산업구조 재편은 닛케이 등이 공개리에 촉구하고 있듯이 정부가 깊숙이 개입하면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수주의나 민족주의적 망령이 되살아난다는 식의 분위기다. 지금 한국은 작은 성공에 도취해 나눠 먹자는 열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