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실적을 내기 위한 기업들의 상장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에서 이젠 '몇 곳이 상장할 것이냐'로 미국 월가의 고민이 바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실제 지난주 IPO를 하기로 했던 중국 화학업체 캐세이인더스트리얼바이오테크는 미국 부채한도 증액 타결 소식에도 불구하고 IPO 계획을 미뤘다. 업체 관계자는 "미국발 악재로 국제 증시가 불안정해지면서 상장 일정을 늦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번 주 11개 기업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IPO를 실시할 예정이다. 주간 단위로 2007년 11월 이후 최대다. 미 군납업체 ADS 택티컬과 원유 채취 업체 C&J에너지,차(茶) 도매업체 티바나홀딩스,에너지 기업 아메리칸미드스트림파트너스 등 10개사는 골드만삭스 등 월가 은행들을 주관사로 내세워 NYSE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WSJ는 이들 업체가 IPO를 진행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브루스 매케인 키프라이빗뱅크 애널리스트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기업들의 IPO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되지 않을 경우 시중에 많은 유동자금이 있는 만큼 금융시장도 곧 안정될 것"이라며 "IPO는 준비 기간이 긴 만큼 단기 악재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