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9일 코스피지수는 변동성 높은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국내증시는 ‘더블딥’(이중 경기침체) 공포에 휩싸였다. 코스피지수는 3.82% 급락하며 1860선대로 추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9일(1857.32)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09년 1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10% 넘는 폭락세가 1분간 지속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후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6% 폭락한 460선에서 장을 마무리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충격을 국내 증시보다 한 발 늦게 받았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가 일제히 5~6% 이상씩 폭락했다.

S&P는 후속 조치로 미국 국책 모기지기관 프레디맥과 패니메이, 증권관련 4개 공공기관들이 발급한 우선순위채권 등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다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미 정부의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내 준 상황에서 지지선을 확인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진단했다.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다 글로벌 정책 공조에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9~10일 예정돼 있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한 추가 대책이 나올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중국 물가지수에 대한 관심도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 의지 피력이 FOMC의 핵심 사안” 이라며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운신 폭이 제한된 시점이기 때문에 미 정책당국의 발표를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물가지표의 감속을 통해 글로벌 수요의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기대된다” 며 “이와 더불어 미 국채에 대한 지지의사 표명 여부가 함께 주목된다”고 말했다.

미 국채의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신뢰를 나타낼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선 금융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글로벌 공조‘가 또 한번 요구되는 시기” 라며 “다행히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금융시장 안정 지원을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대책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속도로 시장의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어 시장 대응이 상당히 어려울 것” 이라면서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공조가 신속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추격 매도보다는 기술적 반등을 기다리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금 보유자도 마찬가지로 관망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FOMC나 옵션만기일과 같은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시장 반등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며 “매수 타이밍은 한 템포 늦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