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93회 PGA챔피언십이 11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존스크리크의 애틀랜타애슬래틱클럽 하이랜즈코스(파70 · 7467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PGA챔피언십은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우승하기 어려운 대회로 손꼽힌다. 양용은은 그 이유로 "출전 선수가 다른 메이저대회보다 강하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스나 US오픈,브리티시오픈은 출전자 가운데 '허수'가 많다. 평생 출전권을 획득한 고령의 우승자뿐만 아니라 초청받은 아마추어 선수들까지 출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PGA챔피언십은 출전 선수 156명이 모두 프로다. 올해는 세계 랭킹 100위 가운데 99명이 출전한다. 1986년 세계 랭킹을 산정한 이래 가장 많은 톱랭커들이 출전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길어진 코스

조지아주는 8월에 너무 더워 대회를 개최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마스터스가 4월에 대회를 연 다음 10월까지 문을 닫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1년 PGA챔피언십을 치른 애틀랜타애슬래틱클럽은 2006년 리스 존스에게 맡겨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다.

존스는 코스 잔디를 모두 갈아엎으며 날씨 논란을 불식시켰다. 열기에 약한 벤트그래스 대신 뜨거운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챔피언 버뮤다그래스'를 식재했다. 이 잔디는 벤트그래스보다 더 빠른 그린 스피드를 낸다.

'다이아몬드 조시아' 품종으로 바꾼 페어웨이는 뜨거운 날씨로 딱딱해져 런(run)이 많이 생길 전망이다. 코스가 짧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페어웨이에서 러프로 굴러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타이거 우즈는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대회에 참가하기 직전 이 코스에서 연습플레이를 해봤다. 우즈는 "2001년과 완전히 다른 코스가 됐다. 엄청나게 길어졌다. 15번홀 파3홀은 265야드다. 7개의 파4홀이 450야드 이상이다. 18번홀은 파4인데 512야드다. 날씨가 더우면 볼이 잘 날아가고 런이 많이 생기지만 이를 감안해도 매우 긴 코스"라고 말했다. 우즈는 "러프로 볼이 가면 '온그린'을 할 수 없다. 버뮤다 품종의 러프에 가라앉으면 라이가 매우 고약해진다"고 덧붙였다.

◆메이저 무관의 한(恨)

미국은 지난해 필 미켈슨의 마스터스 우승 이후 6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마저 놓치면 한 시즌을 '메이저 무관'으로 마무리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메이저대회 때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메이저 무승의 톱랭커들이 있다.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와 2위 리 웨스트우드다. 둘은 브리티시오픈에서 나란히 커트 탈락했으나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에서는 '톱10'에 들었다.

웨스트우드가 우승하면 진기록이 수립된다. 스포츠매니지먼트사 ISM 소속 선수들이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에이전트 그랜드 슬램'이다. 대표인 처비 챈들러의 이름을 따 '처비 슬램'이라고 부른다. ISM 소속 선수들은 올해 마스터스(찰 슈워젤),US오픈(로리 매킬로이),브리티시오픈(대런 클라크)을 잇따라 석권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