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9일 오전 한때 180포인트 넘게 빠지며 1700선 밑으로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오후들어 낙폭을 크게 축소, 2시 31분 현재 1800선 내외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낙폭을 줄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외국인이 매도 물량을 늘리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낙폭이 가장 컸던 오전 11시 20분께도 5000억원 수준의 '팔자' 우위를 보이다가 오후 1시께 그 규모를 7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했고, 현재는 1조원까지 늘렸다.

외국인 매도 물량이 쌓이자 이들의 대량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지수가 내내 폭락할 때도 외국인 매도가 1조원을 넘은 적은 없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2일 3710억원, 3일 7815억원, 4일 4406억원, 5일 4053억원, 8일 816억원이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계 자금 뿐 아니라 미국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외국인의 매도는 새삼스러운 게 아닌 만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