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국내 증시가 9일 '악몽의 화요일'을 맞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바닥을 모르고 연일 급락하면서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매수 타이밍을 재던 강남 큰 손들도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고액 투자자들은) 주가가 워낙 급하게 빠지는 국면이라 이미 매도 타이밍을 잡기는 늦었다고 판단, 단기적으로는 과매도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때까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장 흐름을 지켜보는 가운데 선진국 정부의 대응책을 지켜보라는 조언이다. 박 지점장은 "이번주 미국과 유럽 지역 당국의 대응책이나 주요 7개국(G7)이 얼마나 적극성을 띈 정책 공조를 보일지가 중요하다"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추가 유동성 공급 등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할 만한 내용이 나온다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박 지점장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외에 서부텍사스산유(WTI) 등 유가 하락세나 미 달러화 인덱스도 경기둔화를 점칠 수 있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인 주가 방향은 이미 한풀 꺾였다는 설명이다. 권이재 하나대투증권 WM(Wealth Management)센터 이사는 "주가가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빠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1600선도 고려하고 있다"며 "특히 고점을 확인한 뒤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단 장기적인 추세는 꺾였다고 보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권 이사는 "현금화 자산이 많은 거액 자산가들도 적극적으로 매수 타이밍을 잡기보다는 일단 기술적 반등 이후로 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사태에서 일부 거액 투자자들은 기존 수익이 났던 부분에 대해서 환매 요청을 하고 있는 상태다.

박 지점장은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통상 1년에 한 두차례 정도만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매수 타이밍에 문의를 해왔지만, 지금은 비중 축소나 기존 수익이 났던 부분에 대한 매도와 관련된 문의도 꽤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환매 신용거래 부분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자금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추격 매도는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