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부분임대'…강남 재건축도 속속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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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시영·일원현대 등 채비
일부 수요자는 매입 꺼려…거래 활성화될지 '미지수'
일부 수요자는 매입 꺼려…거래 활성화될지 '미지수'
부분임대 아파트가 서울 개포지구 등 강남 재건축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분임대 아파트는 전용 85㎡ 이상 아파트의 방 한 칸을 전 · 월세로 세를 줄 수 있도록 출입문을 따로 내고 화장실 등을 별도로 설치한 것이다. 2008년 뉴타운에서 시작돼 재개발로 확산된 데 이어 서울 개포주공 재건축에도 도입됐다. 부분임대는 서울시가 1~2인 가구 증가에 대비해 적극 권장하고 있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 재개발 조합원들은 부분임대 신청 때 임대수입만 보지 말고 아파트 매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분임대 재건축으로 확산
9일 서울시 및 강남구청에 따르면 현재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주민공람을 진행 중인 개포지구 내 재건축단지들은 단지별로 수십 가구에서 수백 가구씩 부분임대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재건축 아파트에 부분임대를 들이는 것은 개포지구가 처음이다. 서울시가 부분임대를 권장하고 있어 잠원동 등 다른 재건축 단지에서도 부분임대를 도입하는 곳이 나올 전망이다.
지난 3월부터는 대학가 역세권 등의 재개발구역에서 부분임대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대흥2 · 현석2 · 효창5 · 보문3 · 돈암6 · 청파1 · 동소문2구역 등에서 모두 514가구의 부분임대를 짓기로 했거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도입한 뉴타운에선 부분임대가 일반적인 주거 유형으로 자리잡았다. 흑석뉴타운에서만 1704가구의 아파트가 부분임대형으로 공급된다. 북아현뉴타운과 신림뉴타운에서도 각각 586가구 및 805가구의 아파트가 부분임대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 마천1 · 3구역은 85㎡ 이상 아파트의 25% 이상을 부분임대로 공급키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3월 재개발로 부분임대를 확대한 이후 주민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찬반 논란도 본격화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분임대 아파트가 환영만 받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초로 부분임대 아파트를 작년에 분양한 흑석6구역에선 일부 실수요자들이 부분임대 아파트 매입을 주저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들어 부분임대 아파트는 한 건도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며 "아직까지 아파트 주요 구매층이 내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인데다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세입자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이용한다는 점을 꺼린다"고 전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선 일부 반발이 나오고 있다. 개포지구의 한 조합 관계자는 "향후 인 · 허가를 원만하게 받기 위해 수용하긴 했지만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가진 부자 조합원들이 부분임대를 선택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관계자는 "분가한 자식들이 들어와 살 수 있는 등 용도가 다양한데 일부 주민들이 임대란 말에 거부감을 느끼고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