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신규 설정자금은 꾸준히 들어오는 등 펀드 시장에선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다면 환매하지 말고 계속 돈을 넣을 것을 권했다.

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3.90%에 달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8.68%로 마이너스 반전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NH-CA 1.5배 레버리지인덱스 C'(-21.05%) '하나UBS 파워1.5배 레버리지인덱스 A'(-21.02%) 같은 레버리지 펀드의 손실이 가장 컸다.

그러나 공황 상태에 빠진 증시와 달리 펀드 시장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아직까지 펀드를 해지하려는 고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환매보다는 오히려 저가매수를 노린 자금이 펀드로 들어오는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평소보다 많은 8315억원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순유입됐다. 'KB코리아스타 A'(732억원)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A'(439억원)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1 A'(304억원) 'NH-CA 1.5배 레버리지인덱스 A'(284억원)의 순유입 규모가 컸다.

다만 대규모 펀드 환매가 뒤늦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저가 매수 자금이 유입됐다가 1~2개월 후 자금 유출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장이 급락한 탓에 시장이 어느 정도 반등했을 때 대량 환매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환매를 할 생각이라면 반등할 때를 기다려 비중 조절에 나설 것을 권했다. 하지만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거나 신규로 펀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같은 적립식이라도 기존에 돈을 많이 넣어둔 펀드보다 새로 돈을 넣기 시작한 펀드의 적립식 효과가 더 크다"며 "특히 지금처럼 지수가 하락할 때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 주목할 펀드로 하위 펀드 간 이동이 가능한 엄브렐러 펀드,시스템적으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금융공학 펀드,주가 하락에도 정해진 수익이 가능한 주가연계펀드(ELF),절대수익추구형 펀드 등 4개를 꼽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