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국가 위험도 사상 최고…무디스 "英 신용등급 내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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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다시 오나 - 유럽 재정위기 어디까지…
佛, CDS 프리미엄 1.6%…작년 말보다 2배 높아져
ECB, 伊 국채 20억 유로 매입…"간에 기별도 안 간다"
佛, CDS 프리미엄 1.6%…작년 말보다 2배 높아져
ECB, 伊 국채 20억 유로 매입…"간에 기별도 안 간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를 거쳐 안전지대로 꼽혀온 영국과 프랑스까지 옮겨가고 있다. 앞서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처럼 이들도 막대한 국가부채에 발목을 잡혔다. 프랑스와 영국은 글로벌 신용평가회사들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을 받고 있지만,미국처럼 등급이 강등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도 돈다. 영국과 프랑스 경제규모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6위다. 물가 상승을 감안할 때 임금이 하락하고 있는 독일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높다.
◆佛 CDS프리미엄 사상 최고
8일(현지시간) 시장정보제공업체인 영국 마킷에 따르면 프랑스 국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155%포인트 오른 1.6%를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0.8%)보다 두배 높아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최고 신용등급을 받은 국가 중 가장 높은 CDS 프리미엄이며,최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벨기에와 비슷한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이란 채권이 부도날 때에 대비해 판매되는 보험파생상품 금리로,이 수치가 올라간다는 것은 해당 채권 부도 위험성이 그만큼 증가한다는 의미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공공부문 적자 상한선을 두는 균형예산안을 마련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의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프랑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내년에 86.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역시 앞으로 4년간 공공부문에서 50만개의 일자리를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 중이나 노조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의 재정적자는 연간 1550억파운드에 이른다. 무디스는 최근 "영국이 재정 건전성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부진하면 신용등급에 대한 입장을 재고할 수 있다"며 강등 가능성을 열어놨다.
월가의 대표적 상품투자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신용등급이 강등됐는데 영국은 안 될 것이란 예상은 미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는 벨기에 스페인 등 미국처럼 등급을 낮춰야 할 나라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최저임금제도가 없어 2000년 이후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근로자 평균임금이 4% 하락한 상태다. 내수기반이 위축되고 있는데 해외시장이 얼어붙으면 독일경제의 상황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CB 이탈리아 · 스페인 국채 매입
월스트리트저널은 ECB(유럽중앙은행)가 이날 매입한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는 35억~50억유로라고 추산했다. 15개월 전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한 뒤 첫 매입이다. ECB는 그동안 그리스 포르투갈 등 상대적으로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 국채만 샀다.
로이터통신은 ECB가 첫날 20억유로어치의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했으며,이는 이탈리아 채무 규모로 볼 때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마겟돈을 잠시 미룬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탈리아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4위 채무국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ECB의 이번 조치가 물가 관리를 최우선시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ECB 조치에 대해 집행이사회에서 가장 발언권이 센 독일중앙은행(분데스방크)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