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시에 있는 요코하마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사이타마시의 오미야 로스쿨이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로스쿨 지원자가 급감해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본이 2004년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이후 로스쿨 간 통폐합이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학교의 통합은 요코하마 로스쿨이 오미야 로스쿨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오미야 로스쿨은 내년까지만 신입생을 받고 마지막 재학생이 졸업하게 되면 요코하마 로스쿨로 최종 통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학교의 이번 결정은 교수와 직원 수를 줄여 대학 경영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형식의 로스쿨 통폐합 움직임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로스쿨이 경영난에 봉착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재학생들의 사법시헙 합격률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비싼 돈을 들여 로스쿨에 가봐야 변호사가 될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원자가 급감했다. 작년도 로스쿨 졸업생의 사법시험 전국 평균 합격률은 25.4%에 불과했다. 로스쿨 출신 4명 중에 1명 정도만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에 통폐합의 길을 걷게 된 오미야와 요코하마 로스쿨 출신의 작년 사법시험 합격률은 각각 7.2%와 10.1%로 전국 평균을 한참 밑돈다. 합격률이 저조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원자도 크게 줄었다. 오미야 로스쿨은 2004년 개교 당시 1600여명이 원서를 냈지만 작년에는 96명으로 급감했다. 정원(70명)을 겨우 채울 정도로 인기가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오미야 로스쿨은 매년 3억엔가량 적자를 낼 정도로 경영이 악화된 상태"라며 "야간 과정을 개설해 직장인들까지 끌어들이려고 노력했지만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