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국가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폭락한 지 하루 만에 급반등에 성공했다.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고, 미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초저금리 유지 선언이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29.92포인트(3.98%) 상승한 1만1239.7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53.07포인트(4.74%) 오른 1172.53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2482.52로 124.83포인트(5.29%) 상승했다.

브루스 맥케인 키코프 수석투자전략가는 "짧은 시간에 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했다"면서 "미 연준이 명백하게 현 상황을 인식하고 잠재적으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분명히 했고, 투자자들도 여지껏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장과 동시에 연준 기대와 저가 매수세 유입에 급반등하며 출발한 증시는 오후에 연준의 성명 발표 직후 급락세를 나타냈다. 발표 내용에 경비 부양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없어 실망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하지만 시장은 2년 간의 초저금리에 대한 확약과 지난 2주간의 폭락에 초점을 맞추며 저가 매수세가 재유입되면서 수직 반등했다.

이런 가운데 증시에서는 전날 시가총액 1조달러를 날렸던 금융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은 각각 16.7%, 13.8% 급등했다.

이날 FOMC는 기준금리를 최소한 2013년 중반까지 0~0.25%의 초저금리 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확약했다. 기존 존 입장이던 '상당기간'에서 2013년 중반이라는 명확한 시점을 제시한 것이다.

연준의 성명서에선 경기 회복 둔화에 대한 인식을 분명하게 했다.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표출하지 않았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몇 달새 노동시장이 악화되고 가계 지출이 멈췄으며 주택 부문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고 진단하면서 "앞으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느리고, 경기의 하강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2.01달러(2.47%) 하락한 배럴당 79.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상승했다. 12월물 금은 전날 대비 29.80달러(1.74%) 오른 1740.00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