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지수는 미국발(發) 훈풍에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시달렸다. 유가증권시장에는 사이드카, 코스닥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발동됐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700선을 내줬다 1800선을 가까스로 회복해 마감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오후 들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안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퍼지며 기관을 중심으로 한 국내 수급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외국인은 1조원 이상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뉴욕증시 반등은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3~5%씩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개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2013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3차 양적완화(QE3) 등 경기 부양책이 제시되지 않자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준이 기간을 명시해 금리 동결 방침을 밝힌 점이 부각된데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는 급등세로 돌변해 마감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은 실질적인 대응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안정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은 시장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FOMC에서 연준이 시행할 수 있는 시장 우호적인 정책을 제시했다"며 "시장의 하방 변동성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마이너스(-) 수준의 실질금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위험자산 기피가 장기화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한 연구원은 "대만과 우리나라 정부가 자금집행 및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은 문제의 핵심에 한층 다가선 것"이라며 "투자심리를 추스리기 위해 정책 당국의 실천적 의지 확인과 신뢰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했다.

임수균 연구원도 "전날 한국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을 위해 주식 공매도를 3개월간 일시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과거 금융위기의 사례를 볼 때 이는 증시 부양에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가 단기적으로 과대한 낙폭을 보였던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의 정책 공조가 가시화될 경우 주가의 반등 탄력이 생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연기금 따라잡기'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임동락 연구원은 "적절한 시점에 국민연금이 주식 매수규모를 확대하는 쪽으로 운용 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라는 소식 역시 연기금의 안전판 역할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라며 "급락구간에 연기금 누적순매수 상위에 포진된 종목들 위주로 우선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