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前 대통령이 건낸 '날밤' 받지 않은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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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이 발간한 회고록에 적힌 현대사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솔직한 품평이 화제다.
노 전 대통령은 가족, 측근 정치인들의 이야기와 대통령 집권 당시 정치자금과 북방외교 등 6공화국 비화를 담은 회고록 '노태우 회고록 : 정치자금과 나'(조선뉴스프레스)를 출간했다.
신간에서 그는 이승만,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등 전 대통령들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전 대통령들에 대해 비판과 존중, 때로는 존경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활동적 인물"이라며 "우리는 우정과 동지애가 유난히 강했다. 그러나 우정을 국가보다 상위에 놓을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인식의 차이로 해서 전임자는 나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며 서운해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미안해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회고록을 쓰면서 여러 번 자문했던 것은 '나는 왜 그(YS)의 인간됨과 역사관을 오판했을까' 하는 것들이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취임 전 (YS를) 만나보니 그는 정치에서 쌍방 간에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며 "(1987년)대선 결과에 대해서도 그는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고집도 보통 고집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혔다.
이어 "진지한 면보다는 피상적으로 접근했다", "권력을 향해 하나에서 열까지 투쟁하는 자세가 변함없이 엿보였다"며 혹평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YS)의 취임연설에 전율을 금할 수 없었다. 6공화국의 민주성마저 부인하고 있었다"며 "이런 결과를 가져온 데 대한 자책감을 느꼈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반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다른 야당 지도자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찰력이 예리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한 대목도 놓치지 않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총명함이 많이 흐려졌다. 1992년 대선 때 DJ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오판한 것 같아 연민의 정이 일었다"고 덧붙였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는 1978년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 시절 만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故박정희 대통령과 박 전대표를 함께 만난 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날밤 1개를 권했지만 거부당했다.
당시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한순간 분위기가 무거워졌다"며 "박 전 대통령이 참 외롭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적었다.
이외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의 일화도 전했다. 그는 "정 전 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와 '아파트를 평당 60만원에 지을 수 있다'고 했다는데 그 말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며 "한 달쯤 지나 전 전 대통령을 만났더니 '내가 그 영감에게 속았다'고 하기에 나는 '빨리 아셔서 다행입니다'라며 그의 인간됨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저서 '노태우 회고록'은 총 2권으로 지난 8일 발간됐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노 전 대통령은 가족, 측근 정치인들의 이야기와 대통령 집권 당시 정치자금과 북방외교 등 6공화국 비화를 담은 회고록 '노태우 회고록 : 정치자금과 나'(조선뉴스프레스)를 출간했다.
신간에서 그는 이승만,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등 전 대통령들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전 대통령들에 대해 비판과 존중, 때로는 존경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활동적 인물"이라며 "우리는 우정과 동지애가 유난히 강했다. 그러나 우정을 국가보다 상위에 놓을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인식의 차이로 해서 전임자는 나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며 서운해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미안해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회고록을 쓰면서 여러 번 자문했던 것은 '나는 왜 그(YS)의 인간됨과 역사관을 오판했을까' 하는 것들이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취임 전 (YS를) 만나보니 그는 정치에서 쌍방 간에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며 "(1987년)대선 결과에 대해서도 그는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고집도 보통 고집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혔다.
이어 "진지한 면보다는 피상적으로 접근했다", "권력을 향해 하나에서 열까지 투쟁하는 자세가 변함없이 엿보였다"며 혹평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YS)의 취임연설에 전율을 금할 수 없었다. 6공화국의 민주성마저 부인하고 있었다"며 "이런 결과를 가져온 데 대한 자책감을 느꼈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반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다른 야당 지도자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찰력이 예리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한 대목도 놓치지 않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총명함이 많이 흐려졌다. 1992년 대선 때 DJ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오판한 것 같아 연민의 정이 일었다"고 덧붙였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는 1978년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 시절 만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故박정희 대통령과 박 전대표를 함께 만난 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날밤 1개를 권했지만 거부당했다.
당시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한순간 분위기가 무거워졌다"며 "박 전 대통령이 참 외롭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적었다.
이외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의 일화도 전했다. 그는 "정 전 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와 '아파트를 평당 60만원에 지을 수 있다'고 했다는데 그 말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며 "한 달쯤 지나 전 전 대통령을 만났더니 '내가 그 영감에게 속았다'고 하기에 나는 '빨리 아셔서 다행입니다'라며 그의 인간됨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저서 '노태우 회고록'은 총 2권으로 지난 8일 발간됐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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