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수급의 주요 주체로 떠올랐다. 사상 최대 수준의 프로그램 매물을 고스란히 받아내 지수를 떠받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개미 군단'의 매수 종목에도 관심이 쏠린다.

10일 오후 2시 17분 현재 기계적 매매를 하는 프로그램은 2조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 내고 있다. 차익거래에서 약 1조4000억원, 비차익거래에서 6000억원 이상의 순매도가 나오는 중이다.

지난 5월 12일 기록했던 사상 최대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 1조6812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1% 내외의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개인이 사상 최대 순매수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개인은 1조6000억원 가량의 '사자' 우위를 보이는 중이다.

이 중 상당액은 올 상반기 시장을 이끌었던 '차화정'에 몰리고 있다.

개인은 정유ㆍ화학주를 3000억원 가까이 쓸어 담고 있고, 자동차가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과 IT(정보기술) 업종도 각각 2000억원 넘게 사는 중이다.

특히 정유주는 최근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주가가 더 떨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인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 넘게 급락 중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개인이 주로 활용하는 키움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이 매수 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Oil GS 등도 비슷한 흐름이다.

개인은 IT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400억원 가량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이 덕분에 '국민주'로 불리는 하이닉스는 5% 가량, LG디스플레이는 7% 넘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금융주, 철강주, 유통주 등에도 개인 매수세가 골고루 분산돼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급 상 개인으로 잡히는 자문형 랩의 '총알'이 바닥난 상태여서 이날 개인의 순매수는 순수 '개미'가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이날 개인 순매수에서 랩 비중은 채 10%가 안 될 것으로 본다"며 "전체적으로 자문사들은 포지션을 크게 변동할 만한 장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