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완화 대신 제로금리 기조를 2년간 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양적완화의 카드를 비축해 추가 조치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이 부각됐다.

또 정부가 돈을 풀어 도와주지 않고 시장 스스로 이 상황을 이겨나가도록 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제로금리 유지 기간을 최소 2년이라고 못을 박아 스스로 손발을 묶었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FOMC가 양적완화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재개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FOMC의 발표문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며 "통화정책 전망을 '3차 양적완화는 기정사실(base case)'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정책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FOMC의 표현은 지난해 9월 2차 양적완화 직전에 사용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3차 양적완화'에 대한 언급이 없어 기대에 못 미쳤지만 경제의 자립성을 키운다는 긍정적 측면을 받아들이는 '실망 속 지지' 의사도 많았다. 제임스 폴슨 웰스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마켓전략책임자는 "2008년 이후부터 우리는 시장이 무너지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나서 돈을 쏟아붓고 금리를 낮춰줄 것으로 생각해왔다"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건강하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더그 코트 ING투자관리 최고마켓전략책임자는 "기업들은 앞으로 2년간 제로금리를 보장받았고 주식은 훨씬 더 매력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르스 매케인 키콥 투자전략책임자는 "FRB는 필요한 경우 어떤 정책이든 취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놨다"며 "이는 시장에 긍정적이며 사람들은 그동안 시장이 과민 반응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부정적 견해도 만만치 않다. 브래드 소렌슨 찰스스와프 시장분석 이사는 "FRB가 앞으로 2년 동안 금리를 유지한다고 약속한 것은 스스로를 가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것은 FRB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