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트릿 라이프', 현란한 춤과 음악에 관객 어깨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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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 팝아트홀 무대에 오른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는 뮤지컬이라기보다 콘서트에 가깝다. 무대는 힙합 클럽이 되고 콘서트장이 된다. 관객은 무대와 하나 되어 흥겨운 춤과 노래에 젖어든다.
이 작품은 가요계의 '악동' DJ DOC의 노래를 모티브로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을 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맘마미아'처럼 널리 알려진 유명 가수의 노래에 극적 장치를 더한 장르다.
연출가 성재준 씨는 DJ DOC의 120여곡 중 22곡을 추리고 여기에 스토리를 입혔다. DJ DOC의 이하늘이 음악 슈퍼바이저로 참여한 이 작품에선 'DOC와 춤을' '런 투 유' '여름 이야기' '나 이런 사람이야' 등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히트곡들이 펼쳐진다. 비교적 덜 알려진 노래들도 여럿 담겼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가수의 꿈을 키워가던 나이트클럽 DJ 재민(이재원),웨이터 수창(정원영),호객꾼 정훈(강홍석)이 '스트릿 라이프'라는 이름의 댄스그룹으로 데뷔하지만 악덕 연예기획사 사장에게 이용당하고 스캔들에 휘말려 연예계를 떠나게 된다. 이들은 처음 공연했던 초라한 클럽으로 돌아와 순수하게 음악만을 꿈꾸던 초심을 회복하고 자신들의 무대를 시작한다.
음악 위주여서 극적인 요소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작품의 힘은 파워 넘치는 댄스와 신나는 음악에서 나온다. 15명의 배우가 연기와 노래,춤은 물론 랩과 비트박스,비보잉 등 현란한 테크닉을 선보인다. 뛰고 구르는 격렬한 안무 뒤에도 숨찬 기색 없이 바로 연기를 소화해낸다.
여주인공 세희(오소연)는 맑은 음색의 보컬과 화려한 랩으로 남성 배우들과는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10여명의 배우가 하나된 동작으로 추는 군무도 눈을 즐겁게 한다. 팬클럽 멤버와 스타일리스트 등 톡톡 튀는 캐릭터들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두 시간여 동안 두 팔을 높이 들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관객들도 자연스럽다. 머리보다는 가슴과 몸으로 느끼는 공연이었다. 28일까지.1577-3363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