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양궁서 '한수' 배우다…수요 사장단회의 '양궁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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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넘버원' 전략 전수 받아
삼성그룹 사장단이 '세계 최강' 한국 양궁으로부터 '글로벌 넘버원'전략을 배웠다.
1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수요 사장단회의에서는 전 양궁 국가대표 감독인 서거원 양궁협회 전무가 강사를 맡았다.
서 전무는 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가 된 비결로 장비,즉 '활'을 꼽았다. 그는 "19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때 남자대표팀이 미국에 1점차로 져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패한 원인을 분석해보니 결론은 활이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남자 양궁팀은 미국산 활을 썼는데,미국업체가 성능을 개선한 활을 미국 외 다른 나라 대표팀에는 팔지 않았던 것.
서 전무는 "장비의 국산화를 뼈저리게 실감했다"며 "그런데 당시 국내엔 활을 만드는 회사가 하나도 없어 장난감 활을 만드는 회사 세 곳의 사장들을 모셔다 국산화를 해보자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양궁협회가 장난감 회사와 결탁했다'는 비난과 함께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국산 활을 가까스로 개발했다. 그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국산 활로 금메달 4개 중 3개를 따내자 세계 각국에서 한국산 활을 쓰겠다는 주문이 밀려들었다"며 "지금은 전 세계 선수의 60% 이상이 우리 활을 쓴다"고 설명했다.
서 전무가 꼽은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인재 발굴과 양성'이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좋은 인재를 찾아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스포츠의 과제라는 얘기다. 그는 "현재 국내 양궁선수는 1500여명인데 이 중 성적이 좋은 100명이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선다"며 "100명 가운데 10개월간 열 번의 시험을 거쳐 태극마크를 다는 선수는 남녀 각각 3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표 선발은 출신,배경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실력으로만 뽑는다는 원칙도 소개했다. 그는 "대표선수로 뽑히려면 특전사,해군특수전여단(UDT),북파공작원 훈련을 모두 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삼성의 한 사장은 "세계 1위를 한다는 것,그리고 1위 자리를 지키는 게 얼마나 피눈물나는 과정인지를 새삼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1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수요 사장단회의에서는 전 양궁 국가대표 감독인 서거원 양궁협회 전무가 강사를 맡았다.
서 전무는 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가 된 비결로 장비,즉 '활'을 꼽았다. 그는 "19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때 남자대표팀이 미국에 1점차로 져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패한 원인을 분석해보니 결론은 활이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남자 양궁팀은 미국산 활을 썼는데,미국업체가 성능을 개선한 활을 미국 외 다른 나라 대표팀에는 팔지 않았던 것.
서 전무는 "장비의 국산화를 뼈저리게 실감했다"며 "그런데 당시 국내엔 활을 만드는 회사가 하나도 없어 장난감 활을 만드는 회사 세 곳의 사장들을 모셔다 국산화를 해보자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양궁협회가 장난감 회사와 결탁했다'는 비난과 함께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국산 활을 가까스로 개발했다. 그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국산 활로 금메달 4개 중 3개를 따내자 세계 각국에서 한국산 활을 쓰겠다는 주문이 밀려들었다"며 "지금은 전 세계 선수의 60% 이상이 우리 활을 쓴다"고 설명했다.
서 전무가 꼽은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인재 발굴과 양성'이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좋은 인재를 찾아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스포츠의 과제라는 얘기다. 그는 "현재 국내 양궁선수는 1500여명인데 이 중 성적이 좋은 100명이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선다"며 "100명 가운데 10개월간 열 번의 시험을 거쳐 태극마크를 다는 선수는 남녀 각각 3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표 선발은 출신,배경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실력으로만 뽑는다는 원칙도 소개했다. 그는 "대표선수로 뽑히려면 특전사,해군특수전여단(UDT),북파공작원 훈련을 모두 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삼성의 한 사장은 "세계 1위를 한다는 것,그리고 1위 자리를 지키는 게 얼마나 피눈물나는 과정인지를 새삼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